[CEO 칼럼] 당신의 생각을 멈추지 말아라

입력 2018-03-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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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선 커뮤즈파트너스 대표.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두 달에 걸쳐 회사 브랜드 중 하나인 Z브랜드 이름을 걸고 대국민 캠페인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사소한 습관이 시간이 흐르면서 쌓이고 쌓이면 맞닥뜨리게 될 무서운(?) 결과에 대한 경각심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고자, 무려 ‘천만 원’이라는 상금까지 걸고 대대적으로 진행한 공익 캠페인 공모전이었다.

공모전의 열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다. 수많은 출품작들 중에서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가 있지?’부터 ‘이런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까지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펄펄 살아있는 생각’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영화 속 주인공의 강렬한 한마디처럼 “누구냐, 넌?” 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큼 그 생각을 날카롭게 던진 주인공이 궁금해졌다.

수상자 발표 1주일 뒤 시상식에서 드디어 그 주인공들을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남다른 생각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것은 평소 연습을 통해 체득(體得)된 세상에 대한 ‘관찰(觀察)’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사람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 사람의 시선이 머무는 모든 시·공간에 대한 관심이 모여 만들어진 특별한 ‘생각’들이 표출된 것이었다.

뉴스에서나 접할 만한 사건·사고들이 어느 순간부터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 아무리 포장해도 살기 힘든 세상인 게 맞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스스로에게만 몰두한다. 딱딱하게 메마른 세상을 바꾸고 싶은 마음은 있으면서도, 그러한 마음의 여유조차 욕심이 되고 무관심과 외면이 일상화하면서 무언가를 위해, 누군가를 위해 ‘생각’하는 것을 언젠가부터 멈추어버렸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완성했다”는 이번 공모전 수상자의 말처럼, 사람에 대한 관심과 세상에 대한 관찰이 조금씩 늘어가면 어느 순간 나만의 생각이 보이지 않던 세상을 환하게 드러낼 초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을 바꾸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하지만 어렵다고 아예 바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지금 상태를 유지하기는커녕 더 뒷걸음질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거창하지 않다. 당신이 보고, 당신이 걷는 곳이 세상이다. 집 앞에서, 길거리에서, 지하철에서 분명 당신의 관심과 관찰을 필요로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당신 주변의 작은 기적들을 떠올려보라. 지하철 임산부 좌석도, 밟으면 멜로디가 나오는 계단도, 추운 겨울날 정류장 벤치의 작은 방석도, 화장실 한 줄 서기도 모두 누군가의 물음표에서 시작되었다.

너무 사소한 것들이 아니냐고? 그렇다면 이건 어떠한가. 에드윈 랜드가 발명한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찍은 사진을 빨리 보고 싶다는 딸의 소박한 물음에 응답한 결과였다. 닛산 식품의 창업자인 안도 모모후쿠는 전쟁 후 암시장에서 포장마차 앞에 줄 선 사람들을 보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라면을 만들었다. 셰퍼드 바론은 시간에 관계 없이 현금을 찾으려면 어떻게 하느냐는 누군가의 물음에 ATM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세상의 거의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월드 와이드 웹(WWW)이나 페이스북도 그 시작은 다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사람에 대한 배려인 동시에 관심이고, 주변에 대한 관찰이자 도전이며, 결국 ‘실체’가 되어 당신 눈 앞에 나타났다. 세상을 바꾼 리더들은 말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작은 일도 시작해야 일이 생긴다”고 했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우리는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공모전 수상작들을 곧 캠페인으로 실행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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