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환율은 완전히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백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기자단과 만나 “미국 백악관에서 이야기한 것은 한·미 FTA 개정 협상과 철강 협상 등이 같은 시간대에 있어 오해가 생긴 것”이라며 “환율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는 백악관에서 한·미 FTA 협상의 부속 합의로 ‘환율 합의(currency agreement)’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앞서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8일(현지시각) “양국 간 무역과 투자의 공평한 경쟁의 장을 촉진하기 위해 경쟁적 평가절하와 환율조작을 금지하는 확고한 조항에 대한 합의(양해각서)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밝혀 FTA 개정 협상과 환율 문제를 사실상 ‘패키지’로 함께 협상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미 FTA 우리 측 수석대표였던 유명희 통상교섭실장도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 간 협의가 진행 중이며 최종안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다”라며 “이전부터 계속 협의를 해오던 것으로 알고 있고, 결과물을 보고 그때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유 실장은 USTR에는 환율을 아는 사람이 없다며 한ㆍ미 FTA와 환율은 별도의 협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 FTA 협상 타결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것에 대해 백 장관은 “대통령도 (미국 측과) 수차례 통화하며 많은 지원을 했다”라며 “남북 관계 개선 등이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 제너럴모터스(GM)의 경영정상화와 관련 백 장관은 “산업부는 외국인투자기업이 한국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것”이라며 “GM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려고 한다”고 했다. GM 측은 우리 정부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과 자금 지원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관은 “미래형 신기술이 접목되는 자율주행차 등이 국내에서 생산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며 “산업 기술적 측면에서 ‘먹튀’를 막을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원전 수주와 관련해 백 장관은 전망이 밝다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완공식에서 우리의 40년 원전 경험과 무(無)사고, 전 주기에 걸친 설계시공·운영 기술, 반복적인 원전 건설에 따른 세계 최고의 경제성, 사막에서 원전을 성공한 것 등으로 원전 세일즈를 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20조 원 규모의 사우디 원전 2기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1차 리스트는 4월 중순 전 발표될 예정이다. 백 장관은 한국이 1차 리스트에 포함되고 나면 합종연횡 등 컨소시엄 구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