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 100년을 준비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해 철강 이외의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창립 100주년에 500조 원 매출을 목표로 삼은 포스코가 새 먹거리로 정한 것은 바이오 분야다. 포스코는 바이오 분야의 연구 인력·연구 성과가 많은 포스텍(포항공대)과 협력해 비즈니스에 연계하겠다는 복안이다. 포스텍이 포스코의 바이오 비즈니스의 핵심인 셈이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약품 시장은 앞으로 1200조 원 규모”라며 “포항이 철강의 도시에서 제약의 도시로 변화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바이오 산업 진출 배경에 대해 “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비즈니스로 연계해보자는 생각”이라며 “포스텍의 기술을 포스코가 산업화해 서로 덕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텍이 세계 최초로 운영하는 4세대 방사선 가속기도 포스코의 바이오 산업에 가속도를 붙여 줄 전망이다. 4세대 방사선 가속기는 가동시 일반 빛보다 100경배 밝은 빛을 내뿜어 단백질 내부 구조를 들여다 보는 데 용이한 장치다. 이를 이용하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거나 맞춤형 약을 개발할 수 있다. 이 4세대 가속기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 포스텍에 세계 세 번째로 설치됐는데, 현재 운영이 제대로 되는 곳은 포스텍뿐 이다. 이곳에서 연구를 한 신약 개발 업체들의 논문들이 여러 차례 ‘싸이언스’에 게재되는 등 실제 연구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포스코의 향후 바이오 산업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회장은 신약 개발보다는 바이오 진단 시장 진출을 우선 순위에 뒀다. 신약 개발은 투자 규모가 크고, 개발 기간도 오래 걸려 투자 대비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가 주목하는 바이오 진단 시장은 체내진단과 체외진단으로 나뉘는데, 진단키트로 대표되는 체외진단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647억 달러 수준에서 2020년 718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권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최근 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꼽으며 벤치 마킹할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도체 공정 같이 제조업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제조업 역량이 강한 포스코가 참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