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을 겪은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 재신청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나인원 한남 사업을 추진하는 대신증권 계열의 대신에프앤아이(F&I)는 지난달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나인원 한남 분양보증을 재신청하지 않았다. 당초 3월에 신청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주변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정해야 한다는 대신 측과 기존 최고 분양가를 넘을 수 없다는 HUG의 입장이 여전히 첨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말 대신F&I는 시세를 반영해 3.3㎡당 평균 분양가를 6360만 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HUG는 기존 최고 분양가인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3.3㎡당 4750만 원을 웃돌면 안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대신F&I는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가구수를 늘리는 등 설계를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나인원 한남의 총 분양매출은 1조7000억 원(근린생활시설 제외 기준), 총 사업원가는 1조4000억 원 안팎으로 산출됐다. 여기서 분양가를 낮추고, 설계변경이 이뤄지면서 분양매출은 줄고, 사업원가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F&I 측은 자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나인원 한남 시행사와 대주단은 작년 9월 말 9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체결했다. 대주단은 나인원 한남의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이 계속 지연되면 기한이익 상실사유로 대출 금액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기한은 5월 말까지다.
HUG 관계자는 “나인원 한남 분양가 신청이 아직 안 들어왔다”면서 “기존 최고 분양가를 넘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분양가 승인을 받고, 입주자모집공고를 해야 하는 게 5월 28일까지”라며 “분양가를 놓고 HUG 측과 계속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