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간호사가 같은 병원 의사인 남자친구로부터 수년간 상습 폭행을 당했다. 피해 간호사는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며 남자친구인 의사로부터 살해 협박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BS는 4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A 씨가 남자친구인 같은 병원 의사 B 씨로부터 수년간 심한 폭행을 당했고, 병원 측이 이 사실을 알았음에도 둘의 문제를 개인 애정사로 다루며 쉬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2012년부터 B 씨와 사귀었고 폭행은 1년 뒤부터 시작됐다. A 씨는 폭행으로 다리 깁스를 두 번이나 했으며 정신을 잃어 자신이 일하는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A 씨는 "남자친구와 싸우고 자고 있는데 갑자기 제 집으로 들어와 발로 엉덩이와 다리를 계속 찼다. 머리를 왼발로 차면서 제가 수납장 쪽으로 완전 밀려났다"고 상황을 전했다. 당시 출동했던 119 구급대원 구급 기록과 병원 진료 기록에 따르면 혼수상태에 빠진 A씨가 출동한 구급대원을 붙잡고는 '머리가 아프다', '때리지 마라', '잘못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B 씨는 폭행 후 결혼을 하자는 등 온갖 회유와 협박을 늘어놨다. A 씨는 "두 번 째 다리 깁스를 했을 때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주며 결혼하자고 했다"며 "이걸 말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 의사인데 KCL(전해질)이랑 미다졸람(수면마취제)을 섞여서 죽여버리겠다. '난 의사라 사람 죽여도 감옥 2~3년도 안 간다'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B 씨는 A 씨의 진료 기록을 몰래 열람하기도 했다. A 씨가 병원 측에 자신의 폭행을 진술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B 씨는 진료기록 무단 열람 건으로 2개월 면허정지 처벌을 받기도 했다.
병원 측도 B 씨의 폭행을 알았을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A 씨는 "정형외과 교수님이 제 상처를 보시고 '혼자 다친 거 절대 아니다. 누구한테 맞은 거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병원 내 부정적인 시선은 A 씨에게 향했다. A 씨는 "멍들고 이런 게 많아서 그런 게 다 알려졌는데, 병원 사람들 말하는 분위기를 봐서는 다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되더라"라며 2차 피해를 입은 사실도 전했다. 결국 A 씨는 수면제 복용, 자살 시도 끝에 병원을 그만뒀다. 둘은 현재 헤어진 상태다.
병원 측은 B 씨에게는 전문의 시험 통과를 위해 근무시간을 단축시켜주는 등 호의를 베풀었다. B 씨는 해당 병원에서 수련의를 마친 후 현재 공중보건의로 군 복무 중이다.
네티즌은 "의사가 약물 협박이라니", "저런 사람이 진료를?", "신상 공개하자", "의사 면허 박탈하자", "감옥에 가야 할 판", "살해 협박, 불법 열람 등 죄가 몇 개냐", "기가 막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