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김유정 서거 81주기…요절한 두 문학천재의 못다한 뒷이야기는

입력 2018-04-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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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 이상, 김유정/ 홍재/ 1만5000원
1937년 3월 29일 소설가 김유정이 폐결핵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1936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형수네 단칸 셋방에 함께 살며 폐결핵이 악화돼 고생했다. 죽기 11일 전 방안에 커튼을 치고 촛불을 켠 채 친구 안회남앞으로 ‘필승전’이라는 글을 남긴 그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3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19일 후인 1937년 4월 17일 일본에서 소설가 이상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사상 불온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가 병보석으로 한 달 만에 석방됐다. 이후 동경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2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숨을 거뒀다.

20여 일 만에 벌어진 연이은 비보에 그들의 가족과 벗들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얼마 후 합동 추도식을 올리며 두 사람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리고 81년이 지나 이상과 김유정을 추모하고 이들의 삶과 우정, 그리고 문학 세계를 들여다보는 책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가 출간됐다. 이상과 김유정은 우리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천재들이었지만 살아생전 그들과 그들의 작품은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1935년 김유정의 신춘문예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김유정과 모던보이요, 투사와도 같았던 이상은 성격은 달랐지만 유독 잘 어울렸고, 우정도 남달랐다. 두 사람 모두 가난한 데다 폐병과 사랑의 열병을 앓았으며,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는 등 동병상련의 정을 느꼈다.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는 이상과 김유정, 두 문학 천재가 문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빚어낸 삶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담고 있다. 두 사람이 남긴 주옥같은 글 중 삶이 직접 투영된 에세이 만을 엄선해 당시 그들이 느꼈던 외로움과 고독, 삶의 순간순간 여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책에는 이상과 김유정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벗들이 슬픔을 억누르며 그들을 추억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들이 느낀 먹먹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글이다.

소설가 채만식은 김유정을 추억하며 “세상에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유정임을 절절히 느꼈다. 공손하되 허식이 아니요, 다정하되 그냥 정이요, 유정에게 어디 교만이 있으리오. 그는 진실로 톨스토이(유정의 마지막 일작 ‘따라지’의 등장인물로 누이에게 얹혀살며 글을 쓰는 무기력한 존재)였다. 될 수만 있다면 나 같은 명색 없는 작가 여남은 갖다 주고 다시 물러오고 싶다”고 밝혔다.

소설가 박태원은 이상을 추억하며 “그는 온건한 상식인 앞에서 기탄없이 그 독특한 화술로써 일반 선량한 시민으로서는 규지할 수 없는 세계의 비밀을 폭로한다. 그는 술을 사랑하고 벗을 사랑하고 또 문학을 사랑했으면서도 그것의 절반도 제 몸을 사랑하지 않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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