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선호 완화하면서 숏포지션 정리..단기 반등 가능하나 추세는 여전히 하락
원·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급등했다. 한달10여일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장초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000억달러어치 추가관세 부과 고려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중간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했다. 아시아시장에서 아시아 주요통화가 약세를 보였고, 주식시장도 부진했다.
배당금시즌을 맞아 역송금에 대한 경계감도 있었다. 주말을 앞두고 있는데다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급적으로는 숏포지션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정치 지도자들의 말에 의해 장이 좌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간 무역분쟁의 전개상황에 따라 장이 방향을 잡을 것으로 봤다. 당분간 역송금 수요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원·달러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배당금 수요가 해소되고 남북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재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063.8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69.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저점은 1063.2원으로 장중변동폭은 6.7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1.5/1062.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1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94포인트(0.33%) 떨어진 2429.58을, 코스닥은 0.97포인트(0.11%) 내린 867.96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359억88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236억7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아침에 트럼프가 중국 관세 관련 코멘트를 하면서 장이 불안했다. 오늘밤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리도 있었던 것 같다.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도 있었다”며 “정치 지도자들의 말에 좌우되고 있어 주말에도 불안심리를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 주말을 앞두고 리스크온 심리가 줄며 숏포지션이 정리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배당금 시즌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의 역송금 물량이 있을 것 같다. 다만 이는 일회성 이벤트다. 어느 정도 물량이 소화되면 남북회담 등 원·달러 리스크 감소요인들이 작동하면서 환율은 아래쪽으로 갈 듯 싶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오전에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검토를 지시하면서 위험회피심리가 강했다. 주식도 부진했고 아시아통화도 약세를 보였다. 배당금 지급관련 달러 수요에 대한 경계심도 많았던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말 미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심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악화한 심리에 원·달러가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협상이 이뤄지면서 점진적으로 해소될 듯 싶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8엔(0.07%) 떨어진 107.37엔을, 유로·달러는 0.0007달러(0.06%) 오른 1.2234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