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물량이 세계 3위, 액수로는 2위를 기록했다.
9일 미국육류수출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고기 및 부산물 포함) 수입량은 총 18만4152톤으로 집계됐다. 일본(30만7559톤)과 멕시코(23만7972톤)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국가별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을 인구 규모로 환산할 경우 한국은 국민 1인당 3.5㎏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2.4㎏)과 멕시코(1.9㎏)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액은 총 12억20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로, 일본(18억9000만 달러)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지난해 소고기 총수출액(72억6900만 달러)의 16.8%를 차지하는 규모다.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액은 2016년 멕시코를 누르고 세계 2위로 올라선 뒤 2년 연속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1∼2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액은 2억590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증가했다. 수입 소고기 시장 점유율은 53.5%로, 호주산(41.3%)을 압도했다.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호주산을 14년 만에 역전한 바 있다. 2004년부터 한국의 소고기 수입량 1위를 지켜왔던 호주산은 지난해 미국산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미국산 소고기는 2003년까지 수입량 1위를 유지하다가,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미국 정부는 소고기 수입 재개를 우리 정부에 요구했고, 수차례에 걸친 한·미 정부 간 협상 끝에 2008년 ‘30개월 미만, 뼈를 제거한 고기’라는 조건으로 수입이 재개됐다.
국내에서 미국산 소고기 소비가 살아나는 것은 무엇보다 그동안의 안전성 우려가 크게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한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 소고기가 식당 메뉴로 많이 대체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뉴질랜드산 소고기 수입은 1만8786톤으로 전년보다 16.5% 감소하면서, 미국산과 호주산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캐나다산은 5200톤으로 전년보다 15.6% 증가하며 4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