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모녀 사망시기는 여전히 미궁
생활고와 빚 독촉에 시달리다 두 달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충북 증평 모녀의 부검 결과 '자살' 결론이 나왔다.
괴산경찰서는 증평 모녀의 엄마 A(41)씨 사망 원인이 "경부 자창 및 약물 중독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를 9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A 씨 몸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다량의 약물이 검출됐으며 '주저흔'이 발견됐다. 주저흔은 자해할 때 망설인 흔적으로 자살자의 몸에서 흔히 발견된다. 경찰은 A 씨가 독극물을 먹고 흉기로 자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A 씨의 딸(4)은 부패 정도가 심해 추가 검사를 통해 사망 원인을 밝힌다는 입장이다.
모녀의 사망 시기는 여전히 미궁이다. 부검 결과 이들의 사망 시점을 단정 지을 수 없다는 1차 소견이 나온 것. 특히 딸의 경우 사망 시기를 판단하기 더욱 어렵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2~4개월 전 사망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A 씨 모녀가 지난해 12월 수돗물을 사용한 흔적이 전혀 없는 데다가 숨진 채 발견되기 3개월 전부터 우편물 함을 열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 모녀가 12월 다른 곳에서 거주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1월 15일 여동생을 통해 A 씨 차량이 처분된 점을 포착했다. 언니가 사망한 뒤 여동생이 임의 처분한 게 아니라면 차량 처분 당시에도 모녀는 살아있었다는 게 입증된다. 여동생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경찰은 A 씨의 행적 조사를 통해 모녀의 정확한 사망 시기를 확인할 방침이다.
A 씨 모녀는 6일 오후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관리비 등이 계속 연체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관리사무소의 신고로 확인됐으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해 9월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빚 독촉과 생활고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