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6억 달러(약 6400억 원)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 제로(Zero) 금리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한다.
10일 LG화학은 해외 투자자금 조달 목적으로 6억 달러 규모의 기명식 무보증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하고 이를 유럽 비엔나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교환사채 발행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민간 기업 기준 최대 규모다. 교환사채란, 상장 법인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한 종류로, 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발행 기업이 보유한 주식(자사주 또는 타사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다.
LG화학이 발행하는 외화 교환사채는 글로벌 투자 확대를 위한 목적으로 달러(USD)와 유로(EURO) 등 두 개의 통화가 동시 발행되며 만기 3년물로 만기이자율은 0%다. 교환대상은 LG화학 자사 보통주 128만 4888주이며 10일 종가 36만 8000원 기준, 달러의 경우 25~30% 유로는 40~50%의 우수한 프리미엄으로 발행될 예정으로 총 금액은 약 6억 달러 규모다.
정확한 프리미엄 및 발행 금액은 투자자 모집 결과에 따라 11일 오전에 최종 확정된다.
LG화학의 이번 사채 상장은 국내 최초로 이뤄진 것으로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 확대를 위해 달러와 유로 두 개의 통화로 발행을 결정했다”며 “유럽 증시 거래소에 채권 및 사채를 등록해 LG화학의 기업 신뢰도 제고나 투자자 확대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LG화학은 글로벌 우량 신용 등급을 바탕으로 이번 외화 교환사채를 제로(Zero) 금리로 발행해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 선제적 자금조달을 통한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LG화학이 비엔나 증권 거래소를 선택한 이유는 비엔나 증권 거래소가 유럽 증시거래소 중 대표적인 거래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비엔나 증권거래소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와 함께 유럽 증권거래소 중 대표 거래소로 꼽힌다”며 “이에 상장함에 따라 투명한 자산임을 보여줄 수 있어 투자자 확대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우수한 해외 신용 등급을 입증해 통상적으로 해외 상장에 별도로 요구되는 투자설명서 제출 없이 유럽 증권거래소에 교환사채를 상장한 국내 최초의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이번 외화 교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폴란드, 중국 등 해외 투자에 주로 사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현재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매출 성장의 절반 가량은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부터 연평균 15% 이상의 고도성장을 통해 오는 2020년 매출 36조4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만큼 이번 외화 교환사채 발행이 LG화학의 신성장동력 확보에 쓰일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최근 견조한 실적 흐름과 함께 미래 성장성을 인정 받아 우수한 조건으로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하고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