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생각한 여행사 관심…시각장애인 위해 香·내레이션 강화한 상품 만족도↑…장애인 이동정보 안내 앱 개발中…
오서연(38세) 대표가 2016년에 창업한 어뮤즈트래블(amuse travel)은 장애인과 노인 등 여행 약자에게 맞는 편리한 여행 상품과 여행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여행 약자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함께할 수 있는, 모두가 즐거운 여행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적 약자의 교류와 복지 향상을 목표로 하는 여행회사다.
어뮤즈트래블은 기본적으로 △현지 문화와 사람이 함께하는 최고의 여행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여행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장애인에게 맞춤 여행 플랫폼과 콘텐츠 제공 등을 지향한다.
어뮤즈트래블은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여행 스타트업이다. 특히 장애인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현장에서 이동 정보 등을 제공한다. 오 대표는 어뮤즈트래블을 최고의 장애인 여행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신증권 계열사인 대신정보통신을 거쳐 유명 프랜차이즈 관리직을 지낸 그가 어뮤즈트래블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봉사활동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태풍 ‘사이클론’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재민들을 격리시키는 걸 목격했습니다. 이듬해 방문했을 땐 그로 인해 태어난 기형아를 만나게 됐습니다. 장애인의 존재를 제대로 알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교 이상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후 장애인 관련 세미나 등 각종 모임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 전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활동보조 봉사활동을 할 때 장애인분께서 ‘내가 체육활동을 못 하지만, 나를 여행지로 보내주면 주체적으로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장애인 여행 프로젝트를 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 대표는 장애인들의 여행 불만이 높은 이유를 각 장애에 맞는 맞춤형 여행이 없기 때문으로 봤다. 그래서 장애인의 특성까지 고려한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처음에는 지체장애인 중심으로 여행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후 시각장애인, 발달장애인 등 장애 특성에 맞게 접근했다. 이들이 여행지에서 주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 부분을 고민하면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어뮤즈트래블은 15종, 6개 등급으로 나뉜 장애의 특성에 맞춰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시각·후각·청각이 극대화된 ‘스리센스’ 여행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에게는 ‘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추천한다. 그리고 관련 내레이션을 스토리텔링으로 곁들인다.
여행 프로그램만큼 중요한 게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진 현지 호스트를 구하는 일이다.
오 대표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1년 동안 일본 오사카 지역의 여행 루트를 만들고, 이 상품을 이용한 고객들의 후기가 전해지면서 현지 호스트를 지원하는 연락을 받게 됐다”며 “좋은 사례가 없기 때문에 활성화하지 않았을 뿐 비즈니스가 활성화하면 얼마든지 좋은 인력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오 대표에 따르면 의외로 국내가 많다. 특히 ‘서울’이 인기다. 앞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연계 상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특히 지방에 사는 분들은 서울을 여행하고 싶어 한다”며 “서울 여행을 못해 본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이어 “서울분들도 서울에서 유람선을 타 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많은 분들이 서울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외에는 장애인 인프라가 잘돼 있는 곳이 인기다. 가까운 일본이 대표적이다.
기술적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장애인에게 이동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주체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알리기 위해서다. 올해 말까지 개발을 완료해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어뮤즈트래블 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부가적으로 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 대표는 이런 서비스가 타 여행사와 차별화된 강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뮤즈트래블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 1200만 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1억8000만 원을, 올해 1분기에는 3억 원을 기록했다. 오 대표는 “올해는 10억 원 정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적극적으로 인력 채용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달만 해도 역량 있고 뜻이 있는 석·박사 출신 지원자들이 넘쳐날 정도라고 한다. 아울러 대기업에서 투자를 받는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 대표는 “아시아가 전 세계에서 매력적인 장애인 여행 시장이지만, 장애인에게는 제한적 지역이기도 하다”며 “5년 안에 아시아 장애인 여행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고 싶다”고 밝혔다. 차곡차곡 앞으로 나아가 최고의 장애인 여행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