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5월 26일에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J.R.C.)에서 5월 26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사은행사를 했다.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해 행사를 실시해 왔다. 하지만 스승의 날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방침에 따라 사은행사를 규제하게 돼 스승의 날이 폐지됐었다. 1982년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조성을 위해 다시 부활했다.
최근에 전북 이리동남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정성식 씨는 ‘스승의 날(5월 15일)’ 을 폐지해 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정 씨는 “스승의 날은 유래도 불분명하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없앴다가 만들기도 했다. 우리 헌법이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교사는 교육의 주체로 살아본 적이 없다”며 스승의 날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교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와 사회적 인식에도 자존심이 짓밟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씨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면서 정작 교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촌지나 받는 무능한 교사’에 머물러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2일 현재 9000여명이 동의하는 등 현직교사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스승의 날이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또 자신들을 부정청탁 금지법에 얽어매 잠재적 범법자로까지 취급하는 게 싫다고 호소한다.
최근 5년간 교육부에 접수된 폭행, 폭언·욕설, 성희롱, 수업방해 등 교권침해는 2012년 7971건, 2013년 5562건, 2014년 4009건, 2015년 3458건, 2016년 2574건 등 총 2만3576건에 달했다.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16년 교권침해 상담 사례건수’에 따르면 2006년(179건)에 비해 무려 3배나(572건) 늘었다.
창피해서 또는 아이의 장래가 걸린 일이라 교권 침해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았을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앞두고 공론화 과정을 위한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에는 현직교사가 배제된 것에 대한 불만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현직교사를 포함시켰다.
물론 일부 교사들의 일탈로 인해 여론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선생님들은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묵묵히 헌신하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선생님들은 매일 학생과 직접 만나는 교육 최전선의 일꾼이다.
선생님이 자존감을 잃어버리고 사기가 저하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하고, 우수한 인재도 키워낼 수 있다.
현장의 고민이 담긴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대우와 시선을 달리해야 할 때이다. 올해 제37회를 맞는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