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이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에 대해 파헤쳤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자산 총액 21조로 재계 16위에 이름을 올린 부영 그룹의 임대아파트 실상을 공개했다.
'PD수첩' 제작진은 경기도, 경상남도 등 전국에 지어진 부영아파트를 찾아, 하자로 인한 주민들의 고충을 들었다.
입주 4달째에 접어든 곳부터 15년을 훌쩍 넘긴 오래된 곳까지 부영 아파트 입주민들은 하나같이 하자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한 주민은 어느 날 변기가 역류해 오물이 거실은 물론, 아이들이 자는 방까지 역류했다며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책장도 바꿔야 했고, 매트도 바꿔야 했는데 직원들이 '3개월에 걸쳐 본인들 월급에서 지급하겠다'라고 하더라. 월급이 뻔하지 않냐. 그래서 따로 청구 안 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곳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지어진 지 불과 4년째인 화성시 부영아파트는 옥상이 1년 내내 홍수를 이뤘다. 문제는 바닥보다 높은 배수관 탓이었다.
한 주민은 "물을 먹으면서 에폭시(방수재)가 일어났다. 에폭시가 일어나면서 콘크리트가 보이면 안되는데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물이 건물을 타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하주차장에 토사가 많다. 이런 게 물과 함께 벽을 타고 내려온다. 이건 벽을 지지하고 있는 흙들이 빠져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자아냈다.
주민이 찍은 영상을 본 전문가는 "이건 집이 아니다. 폐허를 보는 것 같다"라며 "흙을 계속 방치하면 내부로 흘러들어옴으로 인해 구조체의 철근과 콘크리트를 계속적으로 침식시키기 때문에 안정성에 문제가 생긴다"라고 진단했다.
지난 2월 화성 부영아파트의 공동주택 품질검수단 현장 점검, 곳곳에서 하자가 발견됐다.
벽지가 찢어지고, 타일이 깨져 있었으며 화장실 천장으로 물이 새어 나왔다.
화성시 부영아파트 감리를 담당했던 업체의 대표 조정만 씨는 지난해 10월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자가 많아) 준공승인을 거부했는데 화성시 관계자의 연락이 왔다"라며 "날인을 거부하고 대기 중이었으나 화성시 측에서 '준공 날인이 거부되면 더욱 복잡한 민원 예상되니 감리자에게 어떤 불이익 같은 것 없을 거다'라고 말해 (이런 정황상의)압박 속에서 우리가 날인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화성시 주택팀장은 제작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시킨 적도 없지만 시킨다고 날인하는 것도 웃기다"라며 "감리 업체 측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중근 부영 회장은 4300억 원에 달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 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 8일에는 이중근 회장의 1차 공판이 진행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4300억 원대의 횡령, 배임 등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