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중고나라‘ 메루카리 내달 상장...일본 IT 산업 ’제3의 물결‘ 일으킨다

입력 2018-05-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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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2000억 엔 예상·상장 통해 얻은 자금으로 해외 진출 박차…일본 내 거의 유일한 유니콘

▲일본 중고거래 앱 메루카리. 메루카리는 다음달 도쿄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사진제공=메루카리
일본 중고거래 앱 메루카리가 다음 달 도쿄증시에 상장한다. 메루카리는 일본에서 보기 드문 ‘유니콘 기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루카리가 일본 인터넷 업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메루카리는 도쿄증시 마더스시장에 다음 달 19일 기업공개(IPO)하기로 했으며 14일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을 승인했다. 마더스시장은 신흥기업 중심의 거래소다.

2013년 야마다 신타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메루카리는 CB인사이트의 글로벌 유니콘 기업 클럽에 포함된 유일한 일본 업체이다. 일본 내에서는 AI스타트업 프리퍼드네크워크스도 유니콘 기업으로 꼽는다. 유니콘 기업이란 시장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770억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새 시장을 연 메루카리의 상장으로 일본 인터넷 업계에 ‘제3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신흥 인터넷 기업들이 부상한 시기는 1995년 전후이다. 1997년 상장한 야후가 상징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야후는 검색과 뉴스, 일기 등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본 내 최대 포털사이트에 등극했다. 제2의 물결은 2000년대 초반에 일어났다. 기업과 개인이 인터넷에서 거래하도록 중개하는 전자상거래 업체가 등장했다. 라쿠텐이 대표적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는 시대가 오면서 모바일 서비스 업체들이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메루카리와 메신저 앱 라인이 제3의 물결을 일으켰다. 메루칼리는 사용하지 않는 의류와 잡화 등을 매매하는 개인 간 거래(C2C) 시장을 정착시켰다. 월간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에 이른다. 5년 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던 일본 중고거래 앱 시장은 지난해 4835억 엔(약 4조7229억 원) 규모로 확대됐다. 메루카리는 벼룩시장 기능을 중심으로 도서 판매, 중고 명품 거래, 자전거 공유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도 뛰어들었다.

상장 이후 메루카리의 시가총액은 2000억 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상장을 통해 500억 엔을 조달할 계획이다. 마더스시장에 상장한 기업 중 13년 만에 최대 규모이다.

2014년 미국에 진출한 메루카리는 상장으로 해외 진출 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세계 시장의 중심인 미국 사업에 힘쓰고 있다. 메루카리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억 회인데 미국이 4000만을 차지한다. 다만 시장규모 대비 점유율은 작은 편이다. 야마다 회장은 미국 사업에 대해 “이제 막 시작”이라고 언급했다. 메루카리는 지난해 영국에도 진출했다.

14일 메루카리에 따르면 올해 3월 마감한 지난 회계연도에 최종적으로 34억 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본 내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으나 미국 등 해외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영향이다. 야마다 회장은 “단기 수익성보다는 중장기적인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루카리가 IPO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지금까지 일본 인터넷 기업이 고전해왔던 해외 시장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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