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트럼프, 북한 문제 성공하려면 기대감 높여서는 안 돼”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를 두고 참모들에게 질문 세례를 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6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표한 성명을 보고 놀라고 화난 기색을 드러냈다. 그 뒤 17~18일 참모들에게 회담을 진행하는 것에 관한 타당성을 캐물었다.
19일 밤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미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트럼프의 속내가 드러났다고 풀이했다.
트럼프의 보좌관들은 미국 측이 정상 회담을 너무 많이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에서 트럼프의 열망을 알아채고 비핵화의 확신을 덜 줄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보다 좀 더 온건한 인물로 알려졌지만 그 역시 북한 문제에 강경한 발언을 해왔다. 그는 지난달 말 ABC뉴스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눈을 크게 떠야 한다”며 “우리는 역사를 알고, 북한의 위험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문제의 성패를 가르는 유일한 척도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다”라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에 익숙한 사람들은 트럼프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기대감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6개월 안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전 미국 행정부처럼 트럼프 정부도 단계적인 조치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그린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트럼프는 잘못된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김정은은 북한의 미래에 관해 두 개의 체스판을 놓고 멀티플레이어가 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첫 번째 체스판은 북핵을 놓고 트럼프와 협상을 벌이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미래에 관한 체스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