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돌직구] 김승기 엑스블록시스템즈 대표 "다차원 블록체인 기술로 '전자문서 인증' 선구자 될것"

입력 2018-05-2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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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엑스블록시스템즈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년 동안 전자서명 자리를 꿰차고 있던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가 추진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민간 전자서명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민간 전자서명의 기반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엑스블록시스템즈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기술과 보안 인증으로 국내 대표 전자문서 인증업체로 자리잡고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회사다. 김승기 대표는 암호화폐거래소 사업이 집중 조명 받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업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서도 독자 기술로 ‘엑스체인(X-Chain)’이라는 다차원 블록체인을 만들어내며 ‘전자문서 인증’ 분야의 선구자로 시장을 개척 중이다. 최근 ‘서트온’에서 엑스블록시스템즈로 사명을 바꾼 것도 블록체인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다.

- 다차원 블록체인에 기반한 전자문서 인증 플랫폼은 무엇이 장점인가.

“기존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은 생성되는 문서와 그 문서의 열람, 수정, 결재 등의 이력들이 시간 순서대로 일렬로 블록체인을 형성했다면, 다차원 블록체인에서는 메인 블록과 여기서 파생된 각 문서의 이력 서브 블록들이 다차원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다차원 블록체인 기술을 전자문서에 적용하면 연관 문서끼리 모아놓을 수 있고 그 덕분에 처리 속도를 높이면서 용량을 줄일 수 있어 멀티 디바이스 지원에 최적화돼 있으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블록체인 기반의 사설 인증 서비스로는 LG유플러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인 의료제증명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진단서 등 실손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필요한 문서를 우리 기술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를 막고 여기에 LG유플러스의 비대면 인증에 적합한 휴대폰 인증서비스까지 적용하면 완벽한 본인확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현재 의료 부문에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위한 개념검증(PoC, Proof of Concept) 사업을 완료한 만큼 다른 분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연내, 이르면 상반기 내에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를 통해 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등의 POC와 상장사 한 곳과 손잡고 정부 기록물 인증·보관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결제 서비스 중심의 사업을 운영했었는데 그 중 전자차용증 서비스가 있었다. 전자차용증엔 온라인 인감이 찍혀야 위·변조가 안 되고 공증이 가능하다.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된 게 블록체인 기술이다. 위·변조도 안 되고 제3자의 공증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블록체인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지난해 초 블록체인 도입을 과감히 결정했다. 수익을 제대로 올리지는 못했지만 실생활에 처음 적용된 전자차용증 서비스인 ‘두리안’ 서비스를 맨 처음으로 블록체인에 적용하기도 했다.”

- 블록체인 기술의 수익화가 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어렵나.

“현재까지 블록체인 기술로 성과를 내고 수익을 내는 우리나라 업체는 아직 없다. 가상화폐를 개발해 상장하는 ICO(가상화폐공개)가 법으로 막혀 있어 ICO를 통한 개발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ICO는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공개(IPO)와 달리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계획서(백서)를 공개하고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자에 이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ICO 방식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로 일반 벤처투자자들의 투자 유치에도 나서봤지만 눈에 보이는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여러 번 퇴짜를 맞아 결국엔 ICO을 통한 자금조달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ICO가 아예 법적으로 금지돼 있고 해외 거래 역시 외환관리법에 막혀 싱가포르 제휴업체의 ICO를 통해 개발비를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려면 ICO는 필수다. 정부가 ‘블록체인 발전은 허락하지만 암호화폐는 규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 블록체인 업계 생태계는 계속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 남들이 가보지 않은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도 예상되는데.

“인력 수급이 가장 힘들다. 정부의 암호화폐 시장 규제로 발전이 더디다 보니 고급 인력이 유입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블록체인 교육사업을 통해 인력 양성 지원에 적극 나서달라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또 블록체인 기반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력이라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시장도 충분히 공략할 만하다. ICO 법적 금지 규제는 개선 사항이지만 오히려 대기업들이 들어오지 못해 스타트업들의 생존을 보장해 주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정부가 차후 ICO 규제를 풀더라도 대기업, 상장사들의 진입을 제한하거나 ICO를 통한 투자 금액의 상한선을 정하는 완충장치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블록체인 시장은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때 스타트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는 무한 확장이 가능한 만큼 블록체인 분야에 스타트업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 선두에 엑스블록시스템즈가 서 있을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20억 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5배인 1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투자 러브콜도 많아 기술특례 상장을 통한 IPO도 구상 중이다. 해외시장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동남아시아(싱가포르·홍콩·태국)와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에 블록체인 관련 정부사업들이 많아 집중 공략 대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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