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못해…트럼프 보호무역정책에 불확실성 커져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엔은 세계투자보고서에서 지난해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FDI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에서 무역 긴장감이 커지면서 이런 전망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FDI는 1조4300억 달러(약 1526조6680억 원)를 기록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제임스 잔은 “세계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 중 하나는 외국 기업의 인수와 투자를 포함한 FDI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기록한 최고치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에는 글로벌 FDI가 1조9100억 달러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FDI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에 공장을 세운 미국 기업의 회귀를 장려하고 국내 투자를 압박하면서 자국 기업의 해외 생산을 줄이려 하고 있다. 기업들이 미국 생산을 늘리도록 법인세를 감면하는 동시에 관세 장벽을 높였다.
이는 다른 나라들의 보복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EU는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부과할 계획을 밝혔다.
잔은 “무역 긴장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올해 FDI 증가세는 약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올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사업 중인 글로벌 기업을 대변하는 낸시 맥래넌 국제투자기구(OFII) 대표는 “미국은 고립주의로 자국에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으나 다른 나라들이 대응하기 시작하면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내년에 겪게 될 불확실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자동차 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하며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 공장이 미국으로 이전하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동차 수입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를 광범위하게 시행하면서 수입 자동차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