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촉발한 철강 무역 분쟁이 철강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철강 무역 분쟁은 오히려 국내 철강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하는데 긍정적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멕시코는 미국산 철강재에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멕시코, 캐나다, 브라질, 유럽연합(EU)의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에 따른 조치다. EU도 미국에 맞서 보복 관세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이르면 내달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키로 했다. 미국에 대한 무역 보복 및 아시아산 수입 물량 증가가 세이프가드의 명분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각 국가나 지역에서 철강 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을 높이 칠수록 가격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보호무역에 따른 관세 부과가 철강가 인상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는 데다, 현재 철강의 수요도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3월에는 미국이 철강 세이프가드를 시행하자, EU와 중국이 각각 9월과 11월 세이프가드로 맞대응한 적이 있다. 이때 잉여물량에 따른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열연가격은 2001년말 215달러에서 2002년말 310달러로 약 44% 인상됐다. CIS산은 같은 기간 89%까지 치솟았다. 철강 보호무역이 철강값 인상을 불러온 셈이다.
철강값 인상의 움직임은 철강 무역 분쟁의 시발점인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4월 미국에서 열연 제품의 톤당 가격은 지난해 평균 가격인 684달러보다 49% 높은 952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럽(697달러), 중국(662달러)보다 최대 40%까지 높은 셈이다. 유럽이나 중국도 수입산 철강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열연 제품의 경우에도 3월 가격이 1000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철강 쿼터로 놀란 가슴을 철강가 인상으로 인해 쓸어내린 기업은 현대제철이다. 현대제철은 미국의 철강 쿼터로 인해 대미(對美) 수출 물량은 줄었지만, 현지에서의 철강값 상승이 수출 물량 감소로 인한 악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