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發 무인화 바람 부는 유통가, 자판기로 활로 찾는다

입력 2018-06-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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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ㆍ편의점ㆍ화장품 업계로 확산...최첨단 무인화 매장 대비 투자비 효율 높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유통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부는 가운데 노동구조 변화의 한 축을 자판기로 대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완전한 무인화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초기 투자 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 만큼 비용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자판기를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술 발전으로 완전한 무인화 투자 비용이 더 낮아질 때까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자판기를 활용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는 업계 최초로 간편식 자판기 ‘픽앤팩’을 선보였다.

음료와 간식뿐 아니라 도시락 등 다양한 간편식을 판매하는 자판기를 사내 식당에 설치해 운영하기 위해서다. 자판기에 넣을 수 있는 제품 종류는 최대 20여 종으로 1대당 평균 3~5종류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안으로 이 자판기를 대학교 구내식당 등에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편의점업계도 자판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3월 업계 최초로 육류를 판매하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자판기를 도입했다. 농협과 KT, 알파미트코리아 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냉장육 무인 판매 플랫폼으로, 숙성 냉장고와 자판기를 결합해 스크린 터치 방식으로 간편하게 신선한 고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미니스톱도 자판기형 무인 편의점을 올해 상반기 안에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과자, 음료뿐 아니라 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컵라면까지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형태로 자판기 4~5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편의점 운영과 관련한 제반 준비를 모두 마쳤으며 입지를 알아보는 중이다.

화장품업계도 자판기 도입이 한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일부 매장에 화장품 자판기 ‘미니숍’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70인치 대형 화면을 터치해 필요한 제품 정보와 구매 후기 등을 확인한 뒤 필요한 제품을 고르면 된다.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에도 화장품 자판기가 있다. 시코르 클럽회원이 구매금액에 따라 제공되는 전용 코인을 사용해 원하는 기초·색조 화장품, 헤어보디 케어 제품 등을 뽑을 수 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자판기 도입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가 무인화 매장의 최종 형태로 꼽는 미국의 ‘아마존 고’의 경우 첨단기술이 총망라된 덕에 초기 투자 비용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자판기를 활용한 편의점이나 이마트24 등이 준비 중인 중간 개념의 무인 편의점의 경우 투자비가 대다수 일반 편의점 대비 크게 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추가 인상,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유통업계의 무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지만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초기 투자 비용이 덜 들고 관리에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자판기 도입을 통해 임금 인상 부담을 덜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삼성웰스토리가 연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픽앤팩’ 자판기.
▲서울 강남역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플래그십 매장에서 모델들이 화장품 자판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CU 한우자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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