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곳 대출총액 20조8000억원, 삼성생명 4조9000억 1위…부동산 경기 하락세에 경계
보험업계가 부동산 활황세를 틈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은 크게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이후 매년 약 5조 원가량 PF 대출 잔액이 늘어 올해 3월 기준으로 잔액은 21조 원에 달했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보증부 PF대출로 평균 연체율이 0%대를 기록, 안정적인 대출관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PF 대출이 2010년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촉발시킨 주범이었다는 이유로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 움직임에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투데이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보험권 부동산PF 대출 현황’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총 27개 생명·손해보험사의 부동산PF 대출총액은 20조8017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말 대출 총액이 11조3671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약 10조 원이 증가한 셈이다.
부동산PF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회사는 삼성생명으로 3월 말 기준 4조9315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15년 말 1조8539억 원을 시작으로 16년 3조4533억 원, 17년 4조7671억 원 등 매년 1조 원 이상 부동산PF 대출을 늘려왔다. 이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각각 2조2516억 원과 2조2394억 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삼성 화재는 올해 처음 2조 원대를 넘겼고, 메리츠화재는 16년 말 이후부터 2조 원 이상 부동산PF 대출을 유지해왔다.
교보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부동산PF 규모를 15년 말보다 약 6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생명은 15년 말 1741억 원에서 3월 말 기준 1조1149조 원의 대출 잔액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은 같은 기간 1338억 원에서 8009억 원으로 늘었다.
반면, 부동산PF 대출 잔액을 줄인 보험사도 많았다. DGB생명과 KDB생명은 각각 15년 말 기준 200억 원과 4084억 원의 대출 잔액을 보유했다가 최근 그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DGB생명은 3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PF 대출 잔액이 없었고, KDB생명은 3158억 원으로 감소했다. 또 동양생명도 같은 기간 8103억 원에서 6144억 원으로 축소했다. 이 밖에 IBK연금, KB손해보험, MG손해보험도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각 보험사는 부동산PF 대출 규모를 확대한 만큼 안전성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올해 3월 기준 전체 보험사 평균 연체율은 0.3%로 조사됐다. 15년 말 1.6%였던 연체율은 16년 말 0.7%로 약 1%포인트 줄었고, 지난해와 올해는 0.3%를 기록하는 등 연체율을 더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달 금감원이 발표한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전체부실채권 비율은 0.45%였지만 부동산 PF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29%로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