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법조계에 따르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9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 5개 시멘트사가 최근 항소를 포기했다.
이들 업체는 승소 가능성, 실익 등을 따져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일부는 반성 차원에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한일시멘트는 가장 많은 2억 원, 삼표시멘트ㆍ성신양회ㆍ쌍용양회 각각 1억5000만 원, 현대시멘트(한일시멘트 합병) 1억2000만 원의 벌금액이 확정됐다.
이들 업체는 대표이사나 임직원이 업무와 관련된 위법 행위를 하면 법인도 처벌받는 양벌규정에 따라 가격 담합 등을 직접 주도한 혐의를 받는 전직 영업본부장들과 함께 기소됐다.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한일시멘트의 유모 전 영업본부장, 성신양회 장모 전 영업본부장 등은 항소해 2심 재판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건조시멘트 모르타르(모래와 혼합한 시멘트)의 단가 경쟁이 심화돼 영업 손실을 기록하자 가격 및 업체별 시장 점유율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더불어 2011년을 전후로 시멘트 가격의 인상과 공급량을 짬짜미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들이 시장 점유율이 높아 담합을 해도 건설사 등에서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악용해 담합을 모의한 것으로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명재권 부장판사는 “국내 시멘트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들의 담합으로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 질서가 파괴됐다”며 “독과점 이윤에 의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도 수차례 적발된 적 있으나 시정하지 않고 계속 반복하고 있다”며 “국민 경제에 미치는 폐해가 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들 업체 중 일부는 2015년, 2016년 가격 담합과 시장 점유율 담합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백억 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