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기내식을 납품하는 하청업체 대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됐다. 이 하청업체의 직원은 "비통한 상황에서 직원들은 기내식 납품 일을 계속 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측이 애초에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청업체 직원 A 씨는 4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장님 사망 이후 직원들이 장례식장에 와서 거의 울다시피 하고 회사에 안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계속 다독거려가면서 일은 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고 잇는 상황"이라며 "이게 우리가 잘못해서 그런게 아니라 우리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했고, 정말 일이 안 되면 연장 근무를 해서라도 일을 잡아내려고 했는데 정말 감당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다"라고 토로했다.
대표가 사망한 하청업체는 화인CS라는 곳으로, 음식을 받아서 마지막 포장을 해서 기내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존 기내식 업체 LSG와 결별한 후 GGK와 새로 계약을 했지만, 화인CS는 계속 하청업무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 3월 GGK 회사 공장에 불이 나면서 임시로 샤프도앤코라는 회사에 들어가 포장업무를 하면서 벌어졌다.
A 씨는 "샤프도앤코에 막상 가 보니까 우리는 충분한 인력으로 준비해서 근무를 하려고 했지만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너무 좁고 열악한 환경이었다"라며 "거기는 할랄, 이슬람 음식 만드는 전문 케이터링이었는데 수요가 많이 않다보니 공장도 굉장히 작은 곳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기에 실릴 때 한 가지라도 빼고 비행기에 실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제품이 다 완벽하게 갖춰져야 하는데 물건 공급이 제대로 되지도 않고 아예 물건이 들어와 있지 않은 것도 있고 그래서 우리 직원이 계속 대기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 씨는 "막상 비행기에서는 탑재하는 조에서 비행기에 물건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물건을 달라고 요청을 하면 우리는 거기 맞춰서 나가야 하는데 주지를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계속 악순환의 반복이 됐다. 우리는 밤이 새도록 근무하는 상황이고, 뭐가 와야지 포장을 하는데 이게 조달이 안 돼서 못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 첫날인 1일 전체 항공 80편 중 51편이 지연 출발했고, 2일에는 전체 75편 중 10편이 지연 출발했다. 기내식이 실리지 않은 '노밀' 운항은 1일 36편, 2일 28편에 달했다.
'기내식 대란' 사흘째인 3일에도 국제선 2편이 기내식 문제로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고, 21편은 기내식이 없는 상태로 출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자 3일 김수천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냈지만 여전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