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내주 인도 방문에 앞서 양국의 우호를 다졌다.
김 여사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예술영화관을 찾아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인도인 유학생 15명과 볼리우드(Bollywood) 영화 '당갈'을 관람했다. 볼리우드란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인도 영화산업을 일컫는 말로 '봄베이(Bombay)'와 '할리우드(Hollywood)'의 합성어다.
문 대통령은 오는 8∼1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인도를 국빈방문한다. 이날 영화관람은 인도 방문을 앞두고 한국과 인도 양국 간 우호 관계를 다지기 위해 마련했다. 행사에는 산지타 도레스완 인도대사 배우자를 포함한 주한 인도대사관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이날 인도인 유학생들의 환영을 받으며 영화관에 도착한 김 여사는 인도 인삿말 "나마스떼"로 인사하고 2시간 30분 넘게 영화를 관람했다. 상영된 영화 '당갈'은 전직 레슬링 선수였던 아버지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두 딸을 레슬링 선수로 훈련시켜 이뤄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2016년에 개봉해 인도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한국에는 지난 4월에 소개됐다.
김 여사는 영화가 끝난 후 "인도 사회의 아버지가 딸 자녀에게 주는, 사회적 환경에서 벗어나게 하는 부성애를 보고 눈물이 났다"면서 "인도 가정과 한국 가정의 부모 자식 사이가 똑같다는 생각과 함께 인도분들이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속) 아빠가 '너의 승리는 모든 인도 여자아이들의 인권 승리다'라고 한 이야기가 지금 한국 사회에, 전 세계의 여성인권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다음 주 인도 방문 사실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한·인도) 두 나라가 해야 할 경제적 협력, 세계 인권, 자연환경 등 함께해야 할 가치들을 의논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제가 인도를 방문하는 이 시점에 양국은 더 특별한 동반자 관계를 맺고 활발한 투자 교역을 이루려 한다"면서 "교육을 통해 양국을 잇고자 하는 여러분의 마음이 함께해서 양국 발전의 기초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유학생 대표로 인사를 한 수라미 쿨가미 씨는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서 한국어 석사 과정을 이수 중인데 이런 기회가 사람들에게 사회 변화를 가져오는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많은 분이 인도를 방문해 양국이 가까워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환담이 끝나자 학생들은 김 여사에게 '이 순간들을 기억하겠다'는 내용의 인도 대중가요 '행복한 순간'을 불러줬고 김 여사는 "슈크리아"(인도어로 '감사하다'는 뜻)라고 말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