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력수급 문제없다더니…예비율 8%대로 뚝

입력 2018-07-24 10:27수정 2018-07-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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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예측치 훌쩍 뛰어넘어…야당 "블랙아웃 우려"

계속되는 불볕더위로 23일 전력 수요가 9000만kW 이상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전국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 중 사용되지 않은 전력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전력 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8월 둘째~셋째 주에 최대 전력 사용량인 8830만kW를 기록하고, 예비율도 11% 이상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 정부로서는 체면을 구기게 돼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3일 오후 5시 기준(오후 4~5시 순간전력수요 평균) 전력 수요가 9070만kW를 기록하면서 기존 최고치인 올해 2월 6일의 8824만kW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재난 수준의 폭염이 누적되고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막바지 조업이 집중되면서 전날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급능력은 9829만kW, 공급 예비력은 760만kW를 보이면서 전력 예비율은 8.4%를 기록했다. 전력 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 23일의 9.6% 이후 23개월 만이다. 2016년 8월 22일의 8.0% 다음으로 가장 낮은 것이다.

보통 공급 예비력이 1000만kW 이상으로 전력 예비율이 10% 이상을 유지해야 전력 수급이 안정적인 상태라고 보고 있다.

정부로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날 9070만kW의 전력 수요는 정부의 최대 전망치를 크게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최대 전력 수요 발생 예상 시점도 빗나갔기 때문이다.

정부는 8월 둘째~셋째 주에 올여름 최대 전력 사용량인 8830만kW를 기록할 것으로 5일 예측했었다. 또한, 전력 예비율도 11% 이상 유지될 것으로 자신만만했다.

특히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현재 준비단계인 500만kW의 두 배 가까운 예비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발언한 이후 몇 시간도 안 되어 예비력이 760만kW로 떨어지는 머쓱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력거래소의 ‘실시간 전력수급 현황’을 보면 오후 4시 25분 현재 전력 수요가 9380만kW를 기록했다. 지난주 금요일보다 270만kW 늘어난 수치”라며 “이 같은 수준으로 내일, 모레 계속 증가하면 블랙아웃(정전사태)도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산업부가 발표한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 예측치(8830만kW)보다 5%가량 차이가 난다”며 “수요 예측을 (일부러) 다운시키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질타했다.

이처럼 계속해서 급등하고 있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정부가 전력 피크 시간에 기업들에 전기 사용을 제한하도록 요청하는 급진 지시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전력 예비력이 1000만kW 이하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전력 수요가 8830만kW 초과가 예상되는 경우 기업들에 수요 감축 요청(DR)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전력 수급 여건과 본격적 휴가철을 앞둔 기업들의 조업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DR 시행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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