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고시’ 필기시험 전면 부활… 면접 외부 전문가 참여 = 기존에는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만 채용 절차에 필기시험을 뒀지만 채용 관련 모범규준 개정 이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필기시험을 부활시켰다. 서류, 면접 전형에도 부정 청탁이나 점수 조작을 막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국민은행은 기존에 경제, 금융, 상식, 논술로 이뤄진 외부 대행 업체의 필기시험 전형이 있었다. 이후 1차 실무진 면접, 2차 경영진 면접, 인적성 검사를 거쳤다. 올해 하반기 공채부터는 자체 시험을 없애고 고용노동부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금융 시험을 도입한다. 또 논술을 폐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면접에는 외부 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신한은행은 기존엔 서류전형, 인성검사, 1차 면접, 채용검진, 2차 면접, 적성검사 순으로 채용 절차가 이뤄졌지만 하반기 공채부터는 9년 만에 필기시험 전형을 부활시킨다. 필기시험은 NCS 시험(75분), 금융 상식과 경제지식 평가(40분)로 구성된다. 면접은 내부 실무진 면접과 외부 전문기관 면접을 병행하기로 했다. 면접은 개인 신상 정보를 완전히 배제한 블라인드 방식으로 직무 능력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 특히 신한은행은 외부 채용 전문가와 내부 감사진으로 구성된 ‘채용위원회’를 신설해 전형 단계별로 내부 채용기준을 정확히 적용했는지 점검해 사전에 청탁 등 비리 행위를 차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미 상반기 채용부터 11년 만에 필기시험을 부활했다. 기존에는 서류전형, 내부 실무진 1차 면접, 인적성검사, 경영진 2차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았지만, 하반기부터는 서류, 필기, 1차 면접,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필기시험은 금융과 일반상식 문제가 출제된다. 특히 모든 채용 과정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고, 사소한 채용 청탁이라도 적발되면 바로 퇴사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최종 합격자 전수 조사를 실시해 채용 비리 여부를 재점검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경제 상식을 보는 필기전형을 추가했다. 기존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인적성·직무능력평가, 1차 면접, 2차 임원면접을 통해 진행된다. 그동안은 합숙면접을 실시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는 당일 면접으로 바꿨다. 서류, 필기, 면접 등 채용 과정 전부를 외부 업체에 위탁하거나, 외부 전문가 면접을 반드시 포함하는 등 채용 절차도 바꾸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기존에 서류전형, 필기시험(논술·인적성검사·직무능력 평가), 최종면접(인성면접·역할극 면접) 등을 거쳐 선발했다. 하반기부터는 필기전형 중 인적성검사 및 직무능력평가는 그대로 두고 금융논술 폐지를 검토 중이다.
◇쏟아지는 은행권 취업 강의… 취준생 사교육비 부담 ↑= 올해 하반기 시중은행의 채용이 본격화된 가운데 주요 은행에 필기시험이 부활하면서 전국 학원가와 인터넷 강의 사이트 등에는 필기 대비 강의가 쏟아지고 있다. 새로운 전형에 대비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강의를 수강해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의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은행권은 5월 마련한 ‘채용 절차 모범규준’에 따라 필기시험 도입을 확정했다. 채용 비리에 얽혔던 은행들이 채용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지만 NCS방식으로의 전환, 은행별로 경제, 금융 지식과 시사상식 등 필기시험 전형이 모두 달라 전문가의 조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터넷 강의업체들도 잇달아 은행 고시에 대비한 각종 취업 강의를 쏟아내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모 학원은 다음 달부터 4주간 50만 원짜리 금융 상식 강의를 개설할 예정이다. 한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는 ‘KB국민은행 필기 대비’, ‘신한은행 합격 패키지’처럼 은행별로 필기시험 강의가 개설돼 있다. 수강료는 강의당 6만∼8만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