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증시 중 최고 성적…경제·실적 모두 호조에 투자심리 개선
인도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안전지대’가 되고 있다.
인도 증시 S&P BSE 센섹스지수는 26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3% 오른 3만6984.6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센섹스지수는 최근 수일간 네 차례나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센섹스지수의 올해 상승폭은 8.6%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증시 벤치마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아시아 라이벌인 중국이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인도 경제는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기업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증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벤 루크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마켓 글로벌 거시 투자전략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MSCI인도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28%로, 다른 아시아 신흥국 기업의 약 15%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지난해 인도 기업 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것이 올해 개선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특히 금융주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앞다퉈 투자하는 것도 강세를 이끌고 있다. 인도 증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신중한 반응을 보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증시를 지탱하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지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에 8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4400만 달러 순매도했다. 인도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이렇게 막대한 돈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영향으로 수출 의존도가 큰 다른 아시아 기업들이 고전하는 것과 달리 인도는 상대적으로 덜 노출됐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가 파산법을 개정하면서 부실대출을 떨어버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은행주들이 올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탁마힌드라은행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30%, 예스은행은 17% 각각 뛰었다.
IT 아웃소싱 업체들도 미국이 외국인 근로자 임금 관련 규제를 강화해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연초 불안이 줄어들면서 랠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타타컨설턴시서비스 주가는 올해 46%, 인포시스는 33% 각각 폭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인도 증시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센섹스지수 종목의 향후 12개월간 예상 순이익에 기반을 둔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9배 이상으로, 최근 10년 평균치인 약 16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