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 대해 "우리 시대의 예수라고 생각했다. 예수가 비유의 달인이었던 것처럼, 노회찬도 비유를 통해 민중의 언어를 쓸 줄 알았다"고 평가했다.
26일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한 김용옥 선생은 "노회찬은 민중이랑 밀착된 삶을 살았기 때문에 민중의 언어가 몸에 배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서 민중의 언어로 얘기한다. 민중이 무엇보다 속 시원하고 친근하게 느꼈던 이유"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용옥 선생은 노 전 대표가 생전에 사용했던 비유들을 언급했다. 그는 "속담이라는 말은 속한 말이다. 지식인들이 만든 말이 아니라 민중이 모든 상황에서 비유를 활용해 자기를 표현하던 방식이 속담인 것이다"며 "정치판 갈이를 철학적으로 해석하기 보다 그냥 삼겹살 먹던 불판으로 40년, 50년 해쳐먹었으면 빨리 갈아버려야 되지 않냐는 노회찬의 비유가 그의 이름을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회찬의 비유를 통해 정국을 이끌어 갈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생은 "'도둑이야!' 하고 외치는데 경찰들이 도둑을 잡을 생각을 안 하고 '도둑이야!' 하고 외치는 이 불행한 서민을 잡아서 구속 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덕적으로 살아온 사람들과 도덕적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살아온 평소의 도덕성 때문에 작은 흠집에도 역으로 당하는 비극이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다"며 노 전 대표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한편, 김용옥 선생은 노 전 대표의 빈소에 "革命之節暗雲濃 燦然消去更哀傷(혁명지절암운농 찬연소거갱애상; 혁명의 시절 암운이 짙어져 찬연히 사라지니 다시 슬퍼 가슴 아파라)"고 적힌 추모의 한시를 지어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