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가 바뀌면서 계열사 관련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업적 안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31일 SK증권의 장기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하향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7일 기업 신용등급을 비롯한 장·단기 신용등급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이에 무보증사채와 파생결합사채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낮아졌고,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한 단계 떨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같은 날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들 국내 3대 신평사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SK그룹의 지원 소멸을 들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6일 SK에서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로 회사의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면서 그동안 신용등급에 반영되던 SK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혁준 나신평 연구원은 “SK증권은 SK 계열의 중소형 증권사라는 점에서 최종신용등급 결정 과정에서 유사시 SK 계열로부터 비경상적인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1노치(Notch) 상향 조정이 반영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J&W파트너스는 사모펀드로 기존 대주주인 SK와 SK 계열과 비교했을 때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나 지원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SK 계열의 기반한 사업이 상실될 경우 장기적으로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나영 한기평 연구원도 “J&W파트너스가 사모펀드이고 SK증권 지분인수 목적이 자산가치에 따른 투자이익 실현이라는 점에서 유사시 계열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저조한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영훈 한신평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투자은행(IB)부문의 실적 개선에도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여파에 자기매매실적이 하락해 경쟁사 대비 낮은 수익성을 기록했다”면서 “올해에는 주식시장 호조로 수탁수수료가 늘었지만 IB 부문 수익이 감소해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SK증권 측은 대주주 변경으로 사업이 크게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SK’브랜드를 5년간 유지하는 만큼 대외 신인도 하락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대기업 그늘 밑에 있으면서 같은 계열사라고 참여하지 못한 크고 작은 딜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