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예방 3대 수칙 등 홍보활동 펼쳐…현장 노동자에 물·부채·수박 등 제공도
한반도가 폭염에 펄펄 끓고 있다. 올해 장마 기간은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16일에 불과해 6일 동안 장마가 이어진 1973년 이후 45년 만의 가장 짧은 장마를 기록했다.
정부는 8월 초까지 전국적으로 33도 이상의 폭염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여름 최악의 폭염이 계속되면서 열사병, 일사병 등 온열 질환자가 2000명 선을 돌파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올해 5월 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2266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여름 1574명과 비교하면 43.9%(692명)나 증가했다. 사망자는 28명으로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찍었다.
온열 질환자는 장시간 무더위에 노출돼 있는 현장 노동자에게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폭염으로 인한 산업 재해자는 35명이고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재해비율은 건설업이 65.7%(23명)로 가장 높았고, 사망자는 모두 건설업 종사자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폭염특보가 발령된 날 야외 노동자에게 반드시 휴식시간을 주도록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안전보건공단은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재해 예방 전문기관으로, 1987년 설립돼 노동자가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단은 노동자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용부와 공단은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 가이드’를 만들어 보급해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 정보와 예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또 공단은 지난달 기상청과 ‘위험기상 범국민 안전문화 확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두 기관은 건설 현장 등에서 폭염 예방을 위한 3대 수칙인 충분한 ‘물, 그늘, 휴식’을 홍보하는 등 기상 변화로 인한 산업재해 예방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날씨와 안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온열질환을 포함해 계절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산재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사업장에 자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고덕 센츄럴아이파크 신축현장을 찾아 캠페인을 실시하고 현장 노동자에게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물, 부채, 수박 등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폭염 지속기간인 7월부터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와 오후 시간대를 중심으로 폭염 예방수칙 전파를 위한 라디오 캠페인을 1일 4회 이상 집중 송출하고 있다. 공단에서 산업단지와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설치한 산업안전 전광판(40곳)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지역별 폭염 관련 특보와 예방 수칙을 7월 초부터 1일 3000회 이상 송출하고 있다.
전국 27곳에 위치한 공단 일선기관의 사업장 기술지도 방문 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기술자료를 제공해 사업장에서 예방계획을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야외작업이 빈번한 업종인 건설업(소규모 현장 3400곳 등), 건물관리업(본사 269곳), 급식업(직능단체 3곳, 단체급식업 본사 10곳), 농·임업(직능단체 3곳), 지자체(공공근로, 환경미화 등 담당부서 980개) 등을 통해 기술자료를 제공하는 등 온열질환으로부터 노동자를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을 펼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폭염의 강도가 높아지고 지속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야외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 사업장에서 물, 그늘, 휴식을 보장해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