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가 신일그룹 회장이 류승진 씨라는 정황을 포착하고 그의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4일 방영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와 이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신일그룹 회장이 다뤘다. 이에 따르면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페이퍼컴퍼니였으며 신일그룹 회장은 주가조작으로 이득을 본 후 베트남으로 도피했다.
제작진이 신일그룹 관계자 증언에 따라 신일그룹 회장을 만나기 위해 신일그룹 싱가포르 지사를 찾았다. 하지만 신일그룹은 이메일로 설립을 요청한 페이퍼컴퍼니였다. 페이퍼컴퍼니 컨설팅 브로커 업체 대표는 신일그룹에 대해 "여권 복사본하고 주소지밖에 본 게 없다"며 "신청서에 사인해서 보내면 회사가 설립된다"고 털어놨다.
신일그룹 회장으로부터 피해를 입어 그의 정체를 안다고 주장한 김 모 씨는 "저처럼 목소리 음성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이것도 류승진, 저것도 류승진이라는 걸 알지만 일대일 통화만 한 사람은 모른다"며 "돈스코이 관련 방송에서 류승진 목소리를 찾아냈다. 김용환 돈스코이호 인양업체 대표, 박성진 신일그룹 홍보팀장 등이 모두 류승진"이라고 지목했다.
류승진 씨 전 동업자는 "류승진이 돈을 받아서 베트남으로 도망갔다. 그의 형이 베트남에서 술집을 한다. 한국인 상대로 술집을 개업했다더라"고 말했다.
한 회계사는 신일그룹 회장의 수법에 대해 "2017년에는 재료를 M&A에서 보물선으로, 2018년에는 수단을 주식에서 코인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계사 역시 "그냥 주가조작범들 아니냐. 전체 상장 주식 수가 2600만 주인데 7월 18일 2800만 주가 거래됐고 7월 19일 4100만 주, 7월 20일 2900만 주가 거래됐다. 전 주식이 평균 한 번 이상은 매번 팔았다는 거다. 본진이 있고 주가 조작팀이 있어서 보물선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매매 차익을 얻는 게 주가 조작으로 3돈 버는 게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신일그룹 회장은 2003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탐사팀 출신 대원을 설득해 정보를 빼내는 과정에서 '상한가 치는 이유가 다 있다', '보안 유지 부탁드리고 상장사 하나 제가 직접 인수하려고 하는 중이니 사장님께서 빨리 결정해주시면 바로 일 보려 한다. 기다리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신일그룹 회장은 보물선 탐사를 시작하기 전 한 철강회사 인수 소식을 언론에 흘렸으며 돈스코이호 발견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주가는 급등했다.
한편 지난달 신일그룹은 1905년 러일전쟁에 참가했다가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근처 해역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으며 150조 원 가량의 금괴가 실려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경찰은 신일그룹이 보물선에 담긴 금괴를 담보로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CG)'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았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