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뢰도 추락한 BMW 안전진단… 사흘만에 주행중 엔진 화재

▲4일 오후 2시15분께 전남 목포시 옥암동 모 대형마트 주변 편도 2차선 도로를 주행하던 김모(53)씨의 BMW 520d 차량에서 불이 나 119에 의해 19분만에 진화됐다. 7월 이후 평균 사흘에 한 번꼴로 BMW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제공=목포소방서)

긴급안전진단을 마친 리콜대상 BMW에서도 화재가 발생, BMW코리아의 리콜 조치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 안전진단 결과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지 사흘만이다. 발화 원인이 BMW가 지목한 EGR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까지 뒤따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와 목포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목포시 옥암동의 한 대형마트 인근에서는 주행하던 BMW 520d 차량의 엔진룸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31번째로 발생한 BMW의 주행 중 화재사고다. 최근 한 달 사이 불거진 화재만 15건으로 이틀에 한번 꼴로 BMW에서 불이 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화재가난 차량은 불이 나기 사흘 전 BMW 서비스센터에서 긴급안전진단을 받고 EGR 등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BMW의 자체 진단에서 '화재 위험이 없다'고 판정된 차량에서 불이 났다.

BMW는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EGR 부품 내부를 내시경 장비로 진단하고, 침전물이 많을 경우 부품 교체와 청소 등의 후속조치를 하고 있다. 안전점검을 통해 이상이 없다고 판단된 차량에는 안전진단확인서를 발급하고 있으며, 부품 교체가 시급하다고 판단된 차량에 대해서는 부품을 우선 투입하고 있다.

EGR에 문제가 없다는 안전진단을 마친 차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한 만큼 EGR 모듈이 화재의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의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BMW 디젤 차량에 똑같은 EGR 모듈 부품이 쓰였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화재가 빈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런 의견을 내놓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정부 당국과 함께 문제의 차량에 대해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배기가스재순환 시스템. (출처=뉴스프레스)(그래픽=이투데이DB)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국토교통부 역시 본격적인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섰다. 국토부는 이날 BMW 측으로부터 엔진 화재와 관련한 기술분석 자료를 제출받았으며, 앞으로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BMW로부터 4일 자정께 기술자료를 제출받아 내용을 보고 있다"며 "일단 이 자료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전문가들이 분석하면서 추가로 요구할 자료가 있는지 검토하고 앞으로 조사 방식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원래 고장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자동차안전연구원 담당이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중한 만큼 국민이 결과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민간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참가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화재 원인 분석에 참여를 희망하는 학계 등 민간 전문가는 가급적 모두 참가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