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피해자들 "트럼프ㆍ메르켈에 결함 조사 협조 요청"…정부 관료 상대 손배소

입력 2018-08-27 14:24수정 2018-08-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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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국토부 2차관, 안병옥 전 환경부 차관 등 4명 상대 민사소송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바른에서 열린 BMW 피해자 모임 기자회견에서 하종선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BMW 차량 화재 피해자들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측에 조사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더불어 직무유기를 이유로 우리 정부 관료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BMW 차량 화재 피해자들과 ‘BMW 피해자 모임’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BMW의 결함 은폐 의혹과 차량 결함 원인을 밝히기 위해 미국과 독일 정부 측에 관련 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모임 측은 우선 이날 오후 메르켈 총리에게 BMW 독일 본사의 결함 은폐 행위에 대해 정부 차원의 조사와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해당 서한은 슈테판 아우어 주한독일 대사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또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NHTSA(연방도로교통안전청)와 NTSB(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서 자동차 결함을 조사하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협조 요청 서한을 낭독한 피해자 모임 대표 이광덕(28) 씨는 “미국에서도 많이 판매된 BMW 디젤 차량의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밸브 및 냉각기에 대한 결함 조사를 개시해달라”며 “520d 차량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감식 절차 개시 행정명령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BMW 차량 운전자들은 화재 발생 위험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생명의 위협을 막기 위해서라도 결함 조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4명은 한국 정부 관료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소송 대상은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과 안병옥 전 환경부 차관,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홍유덕 교통환경연구소장이다. 배상 비용은 피해 원고 1인당 4000만 원으로, 총 1억6000만 원이다. 피해자들은 애초 이날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었으나 28일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청문회 결과를 본 뒤 29일께 민사소장을 접수할 방침이다.

하 변호사는 “2년이 넘도록 국토부 등은 결함 원인을 밝히지 않았고 관련 조사나 자료 확보도 하지 못했다”며 “화재 사고와 관련해 정부 차원이 아닌 관료 개인에게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청사항 다섯 가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형사 고소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BMW 피해자 모임은 국토부 측에 △화재 발생 시까지 고속 주행하는 스트레스테스트 △에어컨을 켠 주차 차량에서 화재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시뮬레이션 테스트 △NTSB에 520d차량 분석 의뢰 △유럽과 국내 판매 520d 차량 EGR 쿨러 및 밸브 비교 △시험계획서 및 로드맵 공개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최근 국토부가 답변 서신을 통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혀와 형사 고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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