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이어 두 번째…FAO, 한반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경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에서 반입된 순대와 소시지에서 ASF 유전자를 검출했다고 5일 밝혔다. 중국인 여행객들이 들여온 것으로 순대는 20일 인천공항, 소시지는 26일 제주공항을 통해 반입됐다. 지난달 24일에도 중국을 여행한 우리 국민이 가지고 온 순대와 만두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바 있다.
농식품부는 두 제품을 압수해 유전자 염기서열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ASF 바이러스와 같은 유전자가 확인됐다.
바이러스 생존 여부는 세포배양검사를 거쳐 3~4주 후에 최종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순대와 소시지는 가열 처리를 거친 제품으로 ASF 바이러스는 고열에서 전염성과 생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성 질병인 ASF는 인체에는 감염 위험성이 없지만 돼지에 전염되면 치사율이 최소 30%에 이른다. 주로 오염된 잔반이나 돈육 제품을 통해 전파된다. 지금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한 번 발생하면 축산 농가에 큰 피해를 준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초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병한 후 한 달 만에 5개 성(省)으로 퍼졌다. 폐사하거나 살처분된 돼지만 수만 마리에 이른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28일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한반도와 동남아시아로 ASF가 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성명을 냈다.
우리 검역 당국도 ASF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ASF 발생지역을 갔다 온 여행객의 휴대품을 엑스레이로 전수조사하고 검역 탐지견 투입도 늘렸다. 중국에서 축산물을 무단 반입하는 여행객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농식품부 측은 ASF 발생지역 여행과 축산물 반입을 자제하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 비상 행동수칙’을 준수해달라고 중국 여행객에게 요청했다. 축산농가에도 잔반을 돼지에게 줄 때는 열처리를 거친 후 먹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