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부복장 완전 자율화를 시작한 17일 LG전자에는 생기가 가득했다. 청바지 차림은 물론 편한 운동화를 신은 직원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LG전자는 이날부터 월요일, 금요일 주 2회 시행하던 캐주얼 데이를 주5회로 확대 운영하기 시작했다. 1998년 넥타이를 매지 않는 비즈니스 캐주얼 근무제를 도입한 지 20년 만에 복장 자율화가 이뤄진 셈이다.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중 복장 자율화를 시도한 곳은 LG전자가 최초다. 임직원들은 개인업무, 고객미팅 등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출근 복장을 선택할수 있다.
복장 자율화 전면 시행 후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LG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유연한 복장 덕분에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아침 출근길 곳곳에서도 캐주얼 복장을 한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직원들은 복장의 변화로 사내 분위기가 한결 자유로워지고 여유로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LG전자 한 직원은 “옷차림에 따라 다소 경직된 말투와 행동이 나오기도 했는데, 복장 자율화가 시행되고 사내 구성원들이 모습이 부드러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여름에도 사무실 안은 추워서 옷을 어떻게 입을지 곤란했는데, 지금은 옷차림을 선택하기가 전보다는 수월해졌다”면서 “외근이 많은 일부 직원들은 상황에 따라 발이 불편한 구두를 고집하지 않아도 돼서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조직문화 개선,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복장 변화도 지난 6월 대표에 오른 40대 CEO(최고경영자)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나타난 큰 변화다. LG전자는 그동안 진행하며 호평받았던 캐주얼 데이를 확대하며 젊은 조직,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하고 지난해 7월에는 새 직급 체계를 도입하며 기존 직위·연공 중심의 5단계 직급을 역할에 따라 3단계로 단순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주 40시간 근무 환경에 맞춰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복장 완전 자율화를 실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