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 차지…항공업계 100대 기업 중 30% 에너지전환 프로젝트 시작
‘그린 이코노미’ 시대, 지금껏 기름과 가스로 움직이던 운송 수단들이 탈바꿈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항공 업계도 동력을 전기로 바꾸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기는 매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를 차지한다. 항공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이용객도 점점 늘면서 가스배출량은 매해 4.5~6%씩 증가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2050년에는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2050년까지 승객 1명이 1킬로미터당 배출하는 탄소를 75%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는 환경을 지키는 동시에 값비싼 제트 연료에 대한 의존도도 낮추고자 상대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적은 전기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2015년 전기 배터리로 나는 E-FAN 항공기 실험에 성공했다. 이 항공기는 1시간 동안 비행해 영국 도버해협을 가로질렀다. 지난 9년간 전 세계 항공사들은 ‘전기 항공기’ 프로젝트를 구상해왔다. 2009년부터 보잉, 에어버스, 롤스로이스 등 굴지의 기업들을 포함, 항공업계 100대 기업 중 30%가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누가 먼저 시장에서 치고 나오는지에 따라 현재 업계 순위는 완전히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GE나 롤스로이스 같은 항공엔진 선두 기업들뿐만 아니라 연구에 투자를 많이 하는 스타트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멘스의 전기 항공기 연구책임자인 프랑크 안톤은 “항공 업계에서 주요한 가치가 변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업계의 가장 가까운 목표는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이다. 대용량 전기 배터리 개발의 한계로 아직은 기존 엔진과 발전기를 결합해야 한다. 프랑스 항공 엔진 제조사 사프란의 스테판 퀴엘은 “전기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연료의 60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밀도를 5배 이상 늘려도 중대형 비행기인 A320을 띄우기 위해서는 180톤의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형 항공사들은 수십 명 승객을 태워 최대 100마일(약 160km)을 비행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은 100명 정도를 태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유럽 대표 저가항공사 이지젯의 크리스 에섹스는 “전기 항공기로의 전환은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지젯은 최대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기 항공기를 개발하고자 기술 자문을 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항공사 에비에이션도 2021년까지 650마일을 날 수 있는 9인승 비행기를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