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북 10월호'…"수출ㆍ소비 견호한 흐름에도 투자ㆍ고용 부진"
기획재정부가 매달 발간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회복세’란 문구가 사라졌다. 위기마다 ‘낙관론’을 펴다 역풍을 맞는 정부가 판단하기에도 현재 경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12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관측했다. 불과 1개월 만에 ‘회복세’를 ‘견조한 흐름’으로 대체했다.
부문별로도 쪼개서 봐도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하기 어렵다. 고용에선 취업자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이 전월 3000명에서 4만5000명으로 확대됐으나, 9월 기준 실업자 수가 1999년 이후 최대치로 늘었다. 소비자물가는 1%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으나, 9월 들어 농산물가격 강세와 전기요금 인하 종료가 겹치며 상승 폭이 전월 대비 확대됐다.
그나마 8월 전산업 생산은 자동차와 고무·플라스틱 등 광공업 생산 증가에 힘입어 전월 대비 증가했으나 소비(소매판매)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투자는 설비·건설이 동반 감소세다. 전월 대비로는 각각 1.4%, 1.3% 줄었다. 이에 따라 동행지수 및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각각 0.2포인트(P), 0.4P 하락했다.
9월 수출도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는 하나,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다수의 품목은 수업일 감소를 뛰어넘는 감소 폭을 보였다.
그나마 9월 중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택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매매가격 상승과 지방의 전세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전반적으로 하락 폭이 축소되고 있다.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재정보강(4조 원+3조3000억 원) 등 경제활력 제고, 저소득층 일자리 소득 지원 대책 및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과 함께 혁신성장 가속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민생 개선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