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이 차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에서는 고가 아파트들의 호가가 많게는 1억원 가까이 내려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현장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 단지는 전용 76㎡ 기준, 현재 17억5000만원 안팎의 호가가 형성돼 있다. 같은 가구가 지난 8월 18억5000만원의 신고가를 경신했음을 고려하면 약 1억원이 빠진 수준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대표 단지 중 하나인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도 실거래가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빠진 호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이 주택형은 18억60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는데, 지난 8월 이 단지는 18억9000만원의 시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예 1억원 가까이 내려간 가격에 실제 거래된 강남 고가 아파트도 등장했다. 압구정현대아파트 2차 전용 160㎡는 이달 초 33억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주택형이 9·13 대책 이전인 지난 8월엔 34억~35억8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9·13 대책 직전 한 주마다 1%에 육박할정도로 높이 오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0월 첫째 주 0.38% 정도로 다소 진정됐다. 강남 3구 역시 10월 첫째주 △강남구 0.16% △서초구 0.38% △송파구 0.42%로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의 1% 안팎의 주간 상승률은 반토막 이하로 내려갔다.
여기에 이달 초를 기점으로 서울 주택시장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은 ‘매수자 우위시장’에 진입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100을 넘어설수록 매수자가 많음을 의미하는 KB매수우위지수는 지난 7월 말부터 9월 마지막주까지 100을 상회해 9월 초 최고 171을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서부터 10주만에 96.9로 내려왔다.
전문가들 역시 현재 서울 주택 시장이 현재 보합 국면에 접어들어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하락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단기간의 가격 급등의 피로감에 더불어 매수자들은 급할 것이 없는 반면 매도자는 보유세 등의 주택 보유 부담이 있다”며 “향후 갭투자자들의 매물이 대출 이자 부담감 등으로 나오며 매물 적체가 발생한다면 본격적인 주택 가격 하락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