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중앙은행, 선택의 순간…강달러 속에 금리인상 나서나

입력 2018-10-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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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터키 등 통화정책회의 잇따라…자본유출·인플레 등 어려운 상황

▲인도네시아 기준금리 추이. 21일(현지시간) 현재 5.75%.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주 외환시장은 신흥국 금융정책이 초점에 맞춰질 전망이다.

올여름 신흥국 위기의 단초가 됐던 터키와 자국 통화 가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는 인도네시아가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고 2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달 중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의장국인 아르헨티나의 니콜라스 두호브네 재무장관은 “미국의 금리 정상화에 신흥국의 금융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경제성장 가속화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하면서 강달러에 신흥국은 자본유출이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달러 명목실효환율은 9월에 125.61로 상승해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오는 26일 발표되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은 매우 강력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전 세계 동시 경제성장이라는 구도가 무너지고 달러 1강 체제가 고착화된 지금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어려운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통화 약세를 방어하고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려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금리를 올리면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된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오는 23일 회의를 개최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급속한 성장에 신흥국은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도네시아 기준금리는 현재 5.75%로, 연초 대비 1.50%포인트 올랐다. 시장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6.00%로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준금리 추이. 21일(현지시간) 현재 24%.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터키 중앙은행은 25일 회의를 연다.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6.25%포인트 끌어올린 24%로 정했지만 이달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4.5%에 달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다만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싫어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으로 금리 인상이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터키 정부는 최근 물가를 잡고자 소매업체들에 최소 10% 이상의 제품 가격 인하를 호소하고 있다.

다이이치생명 산하 경제연구소의 니시하마 토오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터키의 정책은 불확실성이 강해 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면 미국 달러화당 리라화 가치가 6리라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리라 환율은 현재 5.6리라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8월 쇼크 이후 소폭 회복했지만 리라화 가치는 올해 약 30%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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