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0위 부자’ 궈빙샹 전 순훙카이 회장, 별세…향년 68세

입력 2018-10-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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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대 부동산기업 이끌어…납치·가족 불화 등 파란만장한 인생

▲궈빙샹 전 순훙카이 회장.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홍콩 10위 부자이자 부동산 재벌인 궈빙샹(郭炳湘) 전 순훙카이(新鴻基)그룹 회장이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궈 전 회장은 전날 홍콩기독병원에서 뇌졸중으로 입원한 지 2개월 만에 눈을 감았다. 향년 68세.

궈빙샹은 홍콩 최대 부동산기업 순훙카이의 설립자인 궈더성의 장남이다. 그는 1950년 홍콩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토목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상하이 부자 기업인의 딸인 리디아 쿠와 첫 결혼했으나 실패로 끝났고 1983년 리톈잉과 재혼해 슬하에 두 명의 아들과 딸을 뒀다. 1990년 부친이 작고하자 회장에 올라 두 동생과 함께 순훙카이를 이끌었다.

1997년 홍콩의 악명 높은 갱 두목 ‘청체컹’의 조직에 납치되면서 순탄치 못한 삶이 시작됐다. 당시 그는 6일간 감금돼 구타를 당하고 작은 나무상자에 갇히는 등 온갖 고초를 겪다가 6억 홍콩달러(약 870억 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났다.

청체컹은 궈빙샹을 납치하기 1년 전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의 맏아들인 빅터 리를 납치하고 나서 몸값을 받고 풀어주기도 했다. 그는 광저우로 도망갔다가 중국 공안에 잡혀 1998년 12월 5일 사형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궈빙샹은 납치 사건 후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2008년까지 순훙카이 회장을 맡았으나 모친 퀑슈힝과의 불화로 축출됐다. 궈빙샹과 내연 관계에 있던 ‘아이다 퉁’이라는 여성이 그룹 경영에 관여하자 모친이 아예 궈빙샹을 내쫓은 것이다. 당시 모친은 순훙카이 지분 55%를 보유했고 궈빙샹 등 세 아들은 지분율이 각각 15%였다.

그는 2010년 자신을 지분 상속에서 배제하려는 가족에 맞서 소송을 벌여 지분을 가까스로 지켰다. 다만 당시 그는 순훙카이에서 영원히 손을 떼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2013년 12월 모친의 84세 생일잔치에 참석해 가족들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궈빙샹은 2014년 자신의 부동산 회사인 엠파이어그룹홀딩스를 설립했다. 순훙카이 회장으로 있으면서 구축한 인맥을 통해 엠파이어그룹을 빠르게 키워 나가면서 재산을 축적했다고 SCMP는 전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궈빙샹의 재산은 87억 달러(약 9조8000억 원)에 달해 홍콩 10위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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