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적자 위기에도 투자 ‘뚝심’...3분기까지 누적 매출 1兆 육박
제주항공의 매출 1조 원 달성 전망에 채형석<사진>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05년 과감한 결단으로 제주항공 설립에 나선 채 부회장의 13년 ‘뚝심’이 제주항공을 주력 계열사로 키워내며 애경그룹의 사업 반경까지 넓혔다는 평가다.
21일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이달 중 매출 1조 원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의 누적 매출액은 5918억 원으로 3분기 320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9000억 원을 훌쩍 넘어선 상황에서 매달 10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판단이다.
제주항공은 당초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연간 매출액은 1조 원에서 불과 37억 원 부족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연간 영업이익은 LCC 가운데 처음으로 1000억 원대를 넘어서며 기록 달성에 나선 바 있다. 올해 매출 1조 원 달성에 나서면서 제주항공은 LCC 역사를 또다시 쓰게 됐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실적 성장세와 관련해 꾸준한 투자가 선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을 받아 내달부터는 면허 심사에 착수, 내년 1분기 중 신규 면허 발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경쟁이 점진적으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일궈낸 실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제주항공은 본격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근 미국 보잉사와 구매 계약한 3대의 B737-800 신조기 도입을 완료했다.
7월과 8월에 각각 1대씩 구매 항공기를 인도받은 데 이어 이달 3번째 구매 항공기를 인도받았다. 국적 LCC 가운데 항공기를 구매해 운용하는 항공사는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총 35대의 리스기와 3대의 구매기를 보유하게 됐으며 올 연말까지 운용리스 항공기 1대를 추가로 도입하면 모두 39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게 된다.
제주항공 측은 “이 같은 적극적인 기단 확대 전략은 단기적 수익률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선점에 방점을 두는 사업 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선제적인 기단 및 노선 확대로 기존 항공사와는 간격을 좁히고 후발 항공사와는 격차를 더욱 벌려 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이 이 같은 선행투자에 나설 수 있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 것은 그룹 차원의 투자가 먼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사실 제주항공은 설립 이후 수년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기존 항공사의 견제 등으로 5년간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그룹 내부에서 항공업을 접자는 목소리까지 나왔으나 채 부회장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8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총 1100억 원을 지원했다.
채 부회장의 과감한 투자 결정으로 제주항공은 2010년 이후 매년 괄목한 만한 실적을 보여왔다. 2010년 1000억 원대 매출을 시작으로 2011년 2000억 원대, 2012년 3000억 원대, 2013년 4000억 원대, 2014년 5000억 원대, 2015년 6000억 원대, 2016년 7000억 원대, 2017년 9000억 원대 등 매년 1000억 원 단위의 앞자리를 바꿔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