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유급 순환휴직과 함께 직원들의 계열사 전환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악화하고 있는 회사의 재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이 희망퇴직 등 '강제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 유급 순환 휴직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24일 "회사 내부에서 유급휴직을 검토 중이다"라며 "다만 시기와 규모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사내 인력의 계열사 전출 또한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무급휴직과 임원 최대 50% 감축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근 발전 업계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회사 차원에서는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유급휴직과 직원의 계열사 전출 등 비용절감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재무 건전성 악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두산중공업은 수년간 전방위적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차입금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2조9643억 원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당분간 고마진 사업인 원자력발전 기자재 프로젝트의 외형 감소와 더불어 운전자본부담, 금융비용 등 자금소요를 감안하면, 재무구조 개선 방안 없이는 차입금 감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사업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중공업 부문은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 1조307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54% 수준에 불과하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8월 약 2조 원 규모의 삼척 포스파워 화력발전소 EPC 공사를 수주했으나, 이를 포함해도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진행된 두산밥캣 지분 매각도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이뤄진 조치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8월 두산엔진 투자부문 흡수합병으로 보유하게 된 두산밥캣 지분 10.55%를 3681억 원에 전량 처분했다. 최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알짜' 계열사로 꼽혔던 두산밥캣의 지분을 처분할 만큼, 두산중공업으로서는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이 시급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산중공업은 이와 함꼐 지난해 말부터 일부 BG를 통합하는 등 내부 '군살빼기' 작업 또한 진행해왔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보일러BG와 서비스BG를 파워서비스BG로 통합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이 희망퇴직ㆍ무급휴직 등 이른바 '강제적 구조조정'을 피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두산중공업은 유급휴직과 함께 (주)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로의 전환 배치를 통해 최악의 상황인 인력 감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