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2018'서 강연
“더 이상 건축가들이 자신의 설계안을 제3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밤을 세워 모형을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지난 7일 건축·정보기술(IT) 업계 종사자 300명이 참석한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2018’에서 어반베이스 증강현실(AR)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건축가용 증강현실 프레젠테이션 서비스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어반베이스는 2014년 설립된 3D 공간데이터 플랫폼이다. 건축물의 평면도를 단 몇 초 만에 3차원으로 재현해내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전국 아파트 단지 가운데 70%(약 450만 가구)의 3D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 대표는 건축물 모델링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건축가들은 3차원(3D) 모델링만 하면 되기 때문에 총 작업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고, 1대1 스케일 모드를 활용해 실제 건축 부지에서 3D 모델을 띄어놓고 주변환경과 건축물의 조화를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이 의뢰한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작업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건축가에게 정확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반베이스는 현재 LG전자, 일룸, 제로웹, 카레클린트, 이건창호 등 30여개의 부동산 플랫폼, 가전가구 및 리빙&인테리어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핵심 서비스로는 ‘어반베이스 VR’과 ‘어반베이스 AR’가 있다. 사용자들은 ‘어반베이스 VR’를 통해 전국 아파트의 대부분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4000여 개의 가구, 가전, 생활소품, 마루와 벽지, 창호 등의 3D 콘텐츠를 실제 거주지 공간 특성에 맞게 배치해볼 수 있다.
‘리부트:아키텍처(Reboot:Architechture)’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는 어반베이스가 주최하고 주관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참석자에게 스니커즈화와 캐주얼 복장을 유도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김성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엄청난 속도로 세상이 변화하고 있고, 실제로 건축가의 역할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건축이란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변화하고 있는 건축가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좀더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게 이야기 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고 말했다.
‘2018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조성현 ‘경계없는 작업실’ 대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기반한 부동산 개발 솔루션이 어떻게 신속하게 효과적으로 개별 토지의 사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지 소개했다.
김성진 위드웍스 소장은 삼성동 KEB하나은행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이 기존 재래식의 현장 시공법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다양한 현상과 곡면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이태현 에이랩 건축연구소장과 양수인 삶것 소장은 색다른 접근 방법과 실험적 건축을 통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건축의 형태나 공간들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노하우가 전달됐다.
네트워크 행사로 진행된 살롱드비어에선 이양재 엘리펀츠 건축사무소 대표가 모더레이터로 나서 건축업계의 고령화를 주도하고 있는 다양한 장벽들과 대안에 대해 논의했다. 건축사 시험의 폐쇄성, 건축계 특유의 도제식 교육, 서울에만 집중돼 있는 건축 교육과 문화 등의 이슈가 다뤄졌다.
이외에도 건축에 테크를 접목한 전시존들이 쿤스트할레라는 컨테이너 공간과 만나 이색적인 즐거움을 제공했다. 특히, 연사들의 대표 작품들을 증강현실로 배치해보고 감상할 수 있는 ‘AR건축존’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건축기획사 심영규씨는 ”건축의 경계를 넓히는 뾰족한 작업을 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이러한 사람들이 반대편에서 또한 경계를 넓히는 것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함께 만난다면 결국 큰 변화의 물결을 만들 것이고 특정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건축계의 현실이 될 것”이라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한편,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어반베이스의 건축가용 증강현실 프레젠테이션 서비스는 내년 1월 중 상용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