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징계를 받고 강제 전역을 당한 전직 군법무관에 대해 국방부가 징계와 강제 전역을 취소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방부가 권익위의 권고를 수용해 전직 군법무관 A씨에 대한 징계처분을 지난달 31일 취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국방부가 지난 2008년 7월 북한 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서적이라며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면서 불거졌다.
A씨와 B씨 등 군법무관 7명은 같은 해 10월 불온서적 지정조치가 장병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이후 국방부는 복종 의무와 사전건의 의무 위반, 군무 외 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을 이유로 A씨와 B씨 등 2명을 파면하고 다른 대상자들은 경징계 등 처분했다.
A씨와 B씨는 불복소송을 통해 파면 취소판결을 받고 부대로 복귀했으나 동일한 사유로 2011년 다시 정직 1개월 징계처분을 받고, 2012년 강제전역 조치를 당했다.
B씨는 또다시 징계·강제전역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징계가 위법하고 전역처분이 무효라는 판결을 받았다.
국방부는 올해 8월 B씨에 대해 징계와 강제전역 조치를 취소했다.
또 A씨는 B씨에 대한 대법원판결에 따라 자신에 대해서도 징계와 강제전역 조치를 취소해 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냈다.
권익위 관계자는 "징계사유, 징계처분 내용, 징계에 대한 위법성 인정 이유가 A씨와 B씨 모두 같기에 A씨에 대한 징계 및 강제 전역처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방부에 권고했고, 국방부가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