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국회 예결특위까지 재협상…현대차 "애초 계약과 조건 달라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앞세워 광주광역시가 현대자동차와 추진했던 합작법인 설립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애초 광주시가 내세웠던 근로시간 및 임금 수준이 노동계와 합의를 거치면서 일부 수정됐기 때문이다.
18일 광주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는 이날로 못 박았던 협상 마감까지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달 말로 예정된 국회 예결특위 일정으로 다시 한 번 협상시한을 옮기며 막바지 타결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광주시는 13일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한 지역 노동계와 진통 협의 끝에 가까스로 협상안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병훈 광주시 경제부시장이 현대차와 투자 협상을 진행했지만 타결에는 연이어 실패했다.
현대차는 “적정임금과 근로시간 등의 애초 광주시가 제시했던 조건이 달라졌다”며 합작법인 설립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동계 입장이 대폭 반영된 협상안으로 합의가 어렵다는 뜻이다.
광주시는 임금 및 근로시간에 대해 주 40시간을 기본으로 노동계와 합의를 마쳤다. 여기에 사업장별 생산량 변동에 따라 1주 12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 및 휴일 근무를 할 수 있다는 항목도 추가했다. 이를 골자로 현대차와의 합작법인 설립 후 경영수지 분석을 거쳐 근무시간과 임금을 최종 확정하기로 노동계와 합의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광주시와 애초에 합의했던 내용과 조건이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와 약속했던 주 44시간 근무 및 초봉 3500만 원을 협약서에 명시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광주시 역시 애초 투자유치 단계에서는 이를 수긍했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일부 협상안을 수정한 상태다. 무엇보다 최종 합의안에 임금 수준을 명시하지 않은 것도 현대차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시는 정부와 여야 모두 광주형 일자리에 초당적인 지원을 약속한 만큼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는 이번 달까지 합의를 끌어낸다면 예산 반영은 가능해진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실무협의를 계속해 이견을 최대한 좁히고 이번 달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협상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애초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던 크로스오버 타입의 경형 SUV(코드네임 QX)를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원희 사장은 광주시와 노동계의 막판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12일 외신(오토모티브)과의 인터뷰를 통해 "울산공장에서 경차를 바탕으로한 크로스오버 타입의 경형 SUV와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생산해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경형 SUV(코드네임 QX)는 앞서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생산이 계획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