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을 호가하는 유럽산 최고급차와 수퍼카 브랜드가 잇따라 수입차 시장에 새 모델을 선보이며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26일 이탈리아 고성능차 브랜드 마세라티는 고성능 SUV ‘르반떼 GTS’를 공식 출시했다. 고성능 세단과 쿠페에 집중해왔던 마세라티가 SUV 인기에 맞서 내놓은 또 하나의 고성능 모델이다. V8 3.8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550마력을 내는 이 차의 가격은 1억9600만 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 따르면 2013년 130여 대에 불과했던 마세라티 판매는 이듬해 700대 수준으로 늘었다. 이어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300여 대를 판매했고 지난해 2000대 고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올해는 10월까지 1406대를 기록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는 사이 판매는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사정은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수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마찬가지. 2015년 4대가 팔렸던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24대로 늘어났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지난 23일 자사 최초의 고성능 SUV ‘우르스’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 ‘아벤타도르 SVJ’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내년부터 판매에 나설 두 차의 가격은 각각 2억 원과 6억 원 수준이다.
BMW 산하 초호화 고급차인 롤스로이스 판매 역시 2013년 30대에서 지난해 86대로 3배 늘었다. 올들어 10월까지 97대가 팔린 만큼 올해 연간 실적 100대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산하 고급차 브랜드 벤틀리도 10월까지 215대가 팔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성장했다. 럭셔리 브랜드를 구매하는 고소득층의 소비력은 경기와 무관하다는 점도 이들 브랜드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벤츠와 BMW 등 2억 원 안팎의 독일 고급세단을 타던 소유주들이 다음 타깃으로 그 이상을 호가하는 모델을 찾고 있다”며 “벤틀리와 마세라티 등 3~4억 원대 고급 수입차들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