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미국 4차 산업에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혁신과 경쟁력 강화 주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한화자산운용이 설정한 미국 4차 산업 관련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에 8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관련 벤처캐피탈(VC) 펀드에 출자하는 안건은 지난 3월 이사회를 거쳐 통과됐다. 애초 연내 투자 진행이 목표였지만, 일정이 연기되면서 투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펀드 구성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투자 대상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미국에 있는 4차 산업 관련 회사로 투자 대상의 범위는 정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사정으로 일정이 순연되며 실제 출자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내년에 시작할 예정”이라며 “큰 규모로 펀드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전체 펀드 규모나 한화케미칼 외 수익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한화케미칼의 이번 펀드 출자는 글로벌 화학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고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산업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화케미칼은 고부가 제품을 선보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또 자회사를 통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도 전개하는 등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4차 산업 혁명을 대비하고 있다. 더불어 펀드를 통해 4차 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분야에 투자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한화케미칼의 투자는 김승연 회장의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하라는 주문과도 맥락이 이어진다. 김 회장은 작년 창립 65주년 기념사에서도 “4차산업 혁명의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창의적인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4차 산업혁명은 더 강력한 변혁을 촉구하고 있고 전사적인 혁신으로 미래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질 개선에 나서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태양광, 석유화학 등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22조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한화케미칼의 투자는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차원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