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자금 사정 악화 등으로 인해 배당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총 1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98개사의 올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1년 전보다 2.6%(7930억 원) 늘어난 총 31조46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으로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나타낸다.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나면 배당여력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증가세는 삼성전자, 우리은행, 미래에셋대우 등 몇몇 대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급증한 데 따른 '착시 현상'으로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난 46개 기업의 총 증가액은 27조4281억 원인데, 삼성전자(6조3276억 원)와 우리은행(5조174억 원), 미래에셋대우(2조8619억 원) 등 3개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이 11조3285억 원으로 1년 전의 2배 이상에 달했고, 우리은행은 5조2937억 원으로 거의 20배 수준이 됐다.
반면 98개 기업 가운데 25곳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고,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줄어든 곳도 27개에 달했다. 기업은행(-9조625억 원), 한국전력(-3조290억 원), 에쓰오일(-1조8131억 원), 현대차(-1조3천356억 원), LG디스플레이(-1조333억 원) 등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조 원 이상이었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정보기술 업종의 잉여현금흐름이 6조7280억 원에서 13조6342억 원으로 급증했다. 반대로 보험과 은행은 각각 3조5905억 원과 3조3932억 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재계 관계자는 "잉여현금흐름이 줄어든 것은 기업들의 투자 확대 등의 영향도 있다"면서 "그러나 내년 대내외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는 것은 또 다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