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의 최고 테마는 단연 ’남북경협주’다. 한 해 동안 남북경제협력이 정치·경제·사회 주요 이슈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또한 바이오·수소차·정치테마 등으로 정리되는 테마주 열풍이 불면서 관련 종목들의 급등락이 관측됐다.
◇1년 내내 경협주 열풍…상반기 ‘상고하저’셀트리온·삼성 주도 바이오 장세
올해 핵심 증시 키워드는 남북경제협력이다. 문재인 대통령 정권 출범 이후 남북·북미 관계 개선이 급격히 이뤄졌고, 금융투자업계는 대북주 열풍에 휩싸였다. 특히 경제협력주가 증시 테마 핵심 그룹을 형성하면서 가치투자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로 도로·철도·에너지·원자재 등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였고, 남북 경협 모멘텀은 하반기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심지어 증권사들은 과거와 달리 북한 관련 리서치팀 또는 그룹을 만들고, 경제 효과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4월 리서치센터 내 한반도 신경제팀을 만들었고, 삼성증권도 북한 투자전략팀을 꾸렸다. 하나금융투자도 리서치센터 내 ‘한반도 통일경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남북 경협 이슈를 다루는 연구원을 배치하거나 전문가를 영입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중 1분기는 바이오 장세가 나타났다. 대장주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바이오시밀러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다만 양사는 1분기 말을 전후해 급격한 주가 조정을 받았다. 바이오 업종 주가의 발목을 잡은 이슈는 여러 가지지만 핵심은 회계 이슈다. 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할지 비용으로 처리할지 논란이 일었고, 올해 하반기 증시 조정까지 겹치면서 바이오 업종이 동반 조정을 받았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바이오 기업 테마감리 이슈가 큰 영향을 미쳤다.
◇수소차 랠리 훈풍…빼꼼히 고개 드는 대선테마
하반기는 3분기 테마 실종과 4분기 수소차 랠리로 정리된다. 증권사 PB·매니저·애널리스트 등 증시 참여자 상당수는 3분기를 테마 실종·지수상승모멘텀 부재 등을 보인 증시 암흑기라고 칭한다.
4분기는 재차 테마 장세가 이어졌다. 특히 12월은 수소차 테마 강세로 증시가 들썩였다. 환경부가 이달 8일 내년도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예산을 올해 대비 668% 늘어난 1421억 원 규모로 책정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12일 현대차그룹이 2030년 수소차 50만 대 생산 비전(7조 6000억 원 투입) 발표를 통해 불을 붙였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가 18일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전기차·수소차 보조금 예상 증액안을 공개했다. 나아가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친환경 자동차의 국내 생산 비중을 현 1.5%에서 1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알렸고, 불난 테마에 기름을 부은 상황이 이어졌다.
실제 증시 내 수소차 관련주로 분류되는 대부분의 기업 주가는 12월 한 달 동안 최소 50% 이상 급등했다.
12월은 정치테마주도 기승을 부렸다. 12월 주요 여론조사 기관이 대통령 선거 후보로 특정 정치인을 질문 항에 넣고 이를 언급하자, 해당 인사들과 학연·혈연으로 연관된 종목들을 발견했다는 소문이 주가를 무분별하게 끌어올렸다. 최근 두드러진 관련 키워드는 유시민 테마주, 이낙연 테마주, 황교안 테마주, 오세훈 테마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