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12월 매출, 전망보다 5~10% 낮아…중국 경기둔화·선진국 아이폰 신모델 교체 지연이 주원인
2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2019 회계연도 1분기(작년 10~12월) 매출이 840억 달러(약 94조2900억 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실적 발표 당시 애플이 제시한 자체 전망치 890억~930억 달러보다 5~10% 낮은 것이다. 당시 애플 전망도 시장에 비해 약해 지난해 말 주가가 하락한 요인이 됐는데 이번 팀 쿡의 서한을 통해 애플이 사실상 지난 분기 실적 부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 됐다.
애플 주가는 새해 첫 거래일인 이날 나스닥 정규거래에서는 0.11% 상승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 경고에 시간외 거래에서는 주가가 최대 8% 급락했다. 애플 주가는 최근 3개월간 31.1% 하락해 뉴욕증시 S&P500지수의 14.3% 하락보다 더욱 부진했다.
쿡 CEO는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중국 경기둔화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주요 신흥시장에서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할 것을 예상했지만 특히 중화권의 경제 감속이 얼마나 가파를지는 예견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가이던스(선제 안내) 대비 매출 미달 대부분과 전 세계의 전년 대비 매출 감소의 100% 이상이 중화권에서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 전반에 걸쳐 일어났다”고 밝혔다.
중국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쿡 CEO는 “일부 시장의 거시경제 문제가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지만 아이폰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친 다른 요인도 있었다”며 선진국 시장에서 이동통신사 보조금 축소, 강달러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최근 보조금 지원에 따른 일부 고객의 배터리 교체로 인한 휴대폰 교체 지연 등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쿡 CEO는 아이폰이 부진했지만 다른 사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며 자사가 단기적인 아이폰 판매 실적에 의존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사업부 매출은 지난 분기에 전년보다 19% 증가했으며 서비스 부문에서만 108억 달러의 매출이 창출됐다”며 “그 결과 애플은 주당순이익(EPS)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연말 홀리데이 시즌 실적이 부진하면서 올해 애플은 물론 공급망 전체의 사업전망에 대한 불안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