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경영진이 8일 총파업을 앞두고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면 전원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노조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부행장과 전무, 상무, 본부 본부장, 지역영업그룹 대표 등 54명이 이날 허인 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경영진은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데 노사의 뜻이 다를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조와 대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 측은 "총파업을 앞두고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데 직원과 노동조합은 무책임하게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사의 표명이지 아직 사표 수리도 되지 않았다"며 "정작 이번 노사갈등을 야기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 행장은 책임조차 지지 않고 힘없는 임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일과 3일 협상 요구에도 사측은 전혀 응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현재 지점장을 불러 모아 비상영업 대책을 마련하고 총파업에 직원들을 참여시키지 않을 방안들만 고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영상을 보내 파업 참여 자제를 촉구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노사 임단협이 결렬돼 8일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이후 19년 만이다.